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저조한 지지율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일본 정계 최고의 주식 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역량을 의심받는 상황에 주식 투자 성적만 부각돼 ‘미운 털’이 더 박힐 판이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무라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시바 총리의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가 2020년 초 이래 현재까지 약 10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60% 오른 일본 대표지수인 토픽스(Topix)를 크게 앞지른 성적이다. 쉽게 말해, 코스피가 60% 오를 때 100% 넘는 수익률을 올릴 종목들에 알차게 투자했다는 뜻이다.
이시바 총리의 주식 성적표는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83%)과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53%)등 내각 모든 구성원을 현저히 앞질렀다.
지난달 1일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은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했다. 일본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30%에 미치지 못하면 ‘퇴진 위기’로 평가된다. 그는 최근 브라질 APEC 정상회의에서 주요 정상들과 사진 찍는 것을 놓치는 등 외교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FT는 그런 이시바 총리가 높은 주식수익률을 기록한 데 대해 “정치가이자 외교관으로서는 흔들리고 있지만 투자자로서는 탁월하다”고 꼬집었다.
이시바 총리의 포트폴리오에는 일본 최대 방위산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 7개 주식이 포함돼 있다. 두 종목은 지난해 일본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 예산을 두 배 가까이 늘린 후 급등했다. 이시바 총리의 바구니에는 미국 US스틸과 인수 협상을 하고 있는 신일본제철도 들어있다.
단, 이시바 총리는 주식을 매도하지 못해 이를 실제 수익으로 실현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각료들은 재임 중 주식, 부동산 및 기타 자산의 거래가 금지돼 있다. 또한, 내각 장관이던 2016년 이후 주식 포트폴리오에 큰 변동은 없는 상태로 이같은 호재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