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주마다 언어·니즈·선호도 달라
30년 공략 ‘신뢰의 파트너’ 안착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COO
현지 환경 반영, 맞춤형 소형 SUV
인재 육성·비전 제시 사회적 기여
천상필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대외협력팀장(상무) |
타룬 가르그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
“빠르게 발전하는 역동적인 인도 시장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인도 고객들의 깊은 신뢰와 믿음이야말로 삼성전자가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됐습니다”(천상필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대외협력팀장 상무)
“현대차는 다양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인도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재 육성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며 인도의 열망에 부합하는 비전을 제시해왔습니다”(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야쇼부미 전시장에서 열린 ‘한·인도 경제협력포럼 2024’ 첫 번째 세션에서 ‘인도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양국 협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 전략을 공유하고, 양국 경제협력의 비전을 제시했다.
천상필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대외협력팀장(상무)은 인도에 대해 산스크리트어로 ‘황금기’를 뜻하는 암릿 카알(Amrit Kaal)에 있다고 운을 떼며 “인도가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자 제조 강국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995년 인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삼성전자의 여정을 소개했다. 천 상무는 “인도는 각 주마다 언어와 니즈, 선호도가 다르다”면서 “현지의 열망을 이해하며 고객들과 신뢰를 쌓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삼성은 인도 정부와 수백만의 인도 가정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됐다”며 30여년간 현지 공략을 강화하며 인도에 구축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소개했다.
일찍이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삼성전자는 산업도시 노이다와 첸나이에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2018년 7월에는 노이다에 스마트폰 신공장을 추가하며 현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은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벵갈루루, 델리에 최첨단 R&D센터도 두고 있다. 천 상무는 “인도 내 R&D센터들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5G 기술 등의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을 주도하는 인재는 주로 인도인”이라고 강조했다.
천 상무는 “인도에서 삼성의 성공은 한국과 인도 간의 강력한 협력관계에서 비롯됐다”며 “양국은 수세기에 걸쳐 문화, 경제, 역사를 공유해왔고, 오늘날 이 파트너십은 기술과 혁신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래를 내다보는 삼성은 인도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인도를 위해 혁신하고, 인도에서 생산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22일 인도 증시에 현대차 인도법인이 기업공개(IPO)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IPO는 단순히 숫자에 그치지 않고, 인도에서 영원히 기억될 순간을 만들어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뒤 1998년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인 ‘쌍트로’를 양산하며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도는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가르그 COO는 “저는 지난 30년 동안 인도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지켜봐 왔다”며 “현대차가 인도에서 혁신과 발전의 선두에 서 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판매를 시작한 지 5년 만인 2004년 50만대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2007년 100만대, 2017년 500만대를 판매하며 1000만대 돌파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배경으로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홍수가 잦고 비포장도로가 많은 환경을 반영해 인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맞춤형 소형 SUV들을 출시한 점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가 열린 야쇼부미 전시장에 올해 인도 시장에 출시한 SUV ‘알카자르’와 ‘크레타’를 전시하기도 했다.
가르그 COO는 “현대차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인도에 재단을 설립해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인도의 열망에 부합하는 인재 육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며 사회적으로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델리=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