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년반, 임원으로”…‘식품 오너 3세’ 초고속 승진

오너3·4세 임원으로 경영 본격 참여
“능력 검증 과정 거치는 것도 중요”


담서원 오리온그룹 경영지원팀 상무. [오리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식품업계에 오너 3세가 임원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입사 1년 반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사례도 등장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3세인 담서원 상무는 오리온 입사에서 임원까지 1년 5개월이 소요됐다. 담 상무는 화교 출신의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이다.

1989년생인 담 상무는 2021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이듬해 12월 인사에서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담 상무는 지주사 오리온홀딩스 지분 1.22%와 2018년 증여받은 오리온 지분 1.23%를 갖고 있다. 올해는 오리온이 해외법인을 통해 지분을 인수한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삼양식품의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서는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은 입사한 지 4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1994년생이다. 그는 지난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당시 부친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전 본부장이 예상보다 일찍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매일유업에서는 김정완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 씨가 2021년 10월 매일유업 생산물류 혁신담당 임원(상무)으로 입사한 뒤 2년 6개월 만인 지난 4월 전무로 승진했다. 1986년생인 김 전무는 2013년 신세계그룹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이듬해 정직원으로 전환돼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 전무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0.01%씩 보유 중이다.

신상열 농심 상무. [농심 제공]


농심 오너 3세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은 지난 25일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신동원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19년 사원으로 입사해 2022년 구매담당 상무자리에 올랐다.

오너 4세 경영도 등장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은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지난 2014년 삼양사에 입사해 10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3세가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직책이 필요하다”면서 “경영 수업 등으로 성과를 쌓거나 능력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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