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엘 파비앙 미쉐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0일(현지시간) 태국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미쉐린의 지속가능성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미쉐린 코리아 제공]

“타이어의 내구성을 강화하고 연비와 전비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구름항력과 지속성을 높이면서 타이어 주행에서 나오는 분진발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중입니다.” (씨릴 로제 미쉐린 글로벌 연구부문 책임자)

글로벌 1위 타이어 기업 미쉐린이 2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을 주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초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미쉐린의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위치한 태국 람차방 공장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마누엘 파비앙 미쉐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과 씨릴 로제 미쉐린 기술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폴 뻬리니오 아시아 태평양 지역 B2C 제품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 등 미쉐린그룹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리차드 비어드 머스크 오토모티브&모빌리티 총괄, 즈위안 타오 니오(NIO) 지속가능성 & 공급망 전략 부문(박사), 멕 몬세리누손 태국 키아타나 부총괄 등 주요 협력사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파비앙 사장은 “미쉐린은 1889년 설립 이래 엔지니어링과 소재 분야에서 언제나 선두를 달리고, 타이어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뤄온 기업”이라면서 “타이어를 넘어 항공우주와 에너지까지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향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비앙 사장이 강조한 세 가지 주제는 사람·지구·이익이다. 구체적으로는 직원복지와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지구를 위한 지속가능한 생산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골자다. 수익성 차원에서는 기존 타이어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의 20%를 항공·우주분야 등 기존에 영위하지 못했던 다른 부문에서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친환경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0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에 들어가는 물질에서 재사용과 재활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까지 40%로 늘린다.

미쉐린은 타이어의 생산부터 사용에 이르는 생애주기 탄소발자국과 관련 ▷타이어 사용(84%) ▷원자재 생산(13%) ▷생산(1.5%) ▷로지스틱스(1% 미만) ▷사용한 타이어의 수집 및 재활용(1% 미만) 순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타이어 사용에서 오는 탄소발자국을 감소시키는 것이 미쉐린이 추구하는 친환경 철학을 구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뻬리니오 부사장도 “현재 미쉐린 타이어 같은 경우는 법적 허용인 잔여 타이어량 1.6㎜까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좋은 타이어”라면서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도 내구성 등 품질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뛰어난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생산부문에서 지속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도 다뤄졌다. 미쉐린은 람차방에서 기술 고도화 정도가 가장 높은 PF2 공장을 통해 앞서 추진해온 성과들을 공개했다. 타이어 생산에서는 반제품 상태로 들어온 타이어를 자동으로 말아주는 장비인 ‘VMI MAXX’를 활용하면서 불량률을 1% 미만으로 줄였다.

타이어 생산에 사용되는 소재에도 신경 쓴다. 천연고무와 쌀 껍질로 만든 실리카(타이어 고무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소재로, 프리미엄 타이어에 투입됨)로 기존 화학물질을 대체하고, 고철과 폐플라스틱도 재활용한다. 생산에 들어가는 오일은 기존 석유대신 해바라기씨유를 쓰고 있다. 미쉐린이 밝힌 현재까지의 타이어 재활용율은 일반 도로용 기준 45%, 레이싱용 기준 71%다.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지속가능성 구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물류부문에서는 글로벌 기업 머스크와의 협업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중이다. 비어드 총괄은 “타이어를 항공보다 해운을 통해 운송할 때 탄소배출량은 10분의 1로 적다”라면서도 “이를 더 줄이기 위해 LNG(액화천연가스)선 투자나, 바이오연료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파타야(태국)=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