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5% 하락해 두달만에 최저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미국 반도체법을 다시 한번 강하게 비판하자 27일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43% 내린 5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2809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내렸고, 기관도 229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2315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4.97% 내린 16만8300원을 기록하며 16만원대로 내려왔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며 결국 지난 9월 25일(16만5천300원) 이후 두 달 만에 최저가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한미반도체(-5.08%), 테크윙(-6.85%), 제우스(-4.18%), 에스티아이(-5.81%), 리노공업(-2.42%)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동반 하락했다.
이 같은 약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반도체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비벡 랄마스와미는 2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반도체법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정권 인수 전에 지출(반도체 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마스와미는 전날에도 “DOGE는 이런 막바지 수법을 모두 재검토하고 감사관이 이런 막판 계약을 면밀히 조사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경영진 쇄신을 발표했지만 기대감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포비아에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자 다수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4분기부터 하락하고 있고, 이런 흐름은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중과 수익성이 낮다는 점에서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8만6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내려 잡으며 “모바일과 PC 등 전통 수요처의 수요 부진이 기존 예상보다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법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도 높은 비판에 따른 불안감은 간밤 뉴욕증시에도 반영됐다.
뉴욕증시에서 AMD(-2.42%), 마이크론(-2.57%), 퀄컴(-1.19%) 등 주요 반도체 종목 주가가 내렸고,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데피아반도체지수는 60.36포인트(1.21%) 하락했다.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전날 하락에 따른 되돌림 매수세가 유입되며 0.66% 오른 136.92에 장을 마감했지만 140달러선은 회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