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일선 나선 유통 오너가 딸들…성적표는?

한세 김지원·형지 최혜원 등 일선에…실적은 ‘부진’
애경 채문선, 세정 박이라 등 유튜버·가수로 데뷔도


채문선(왼쪽) 탈리다쿰 대표가 영상에 출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의류·화장품 중견기업 오너가(家) 2·3세 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경영 능력을 더 키워 후계자로서 입지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세그룹 창업주인 김동녕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 씨가 각자 대표로 있는 한세엠케이는 지난달 공정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2630억원, 영업손실 84억원을 각각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실적 전망치도 매출 2900억원, 영업손실 27억원을 제시했다.

한세엠케이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연결 기준 이익결손금은 162억원이다. 주요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이후 국내 시장의 구매력 악화가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한세엠케이측은 설명했다.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녀 최혜원 씨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는 형지I&C도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형지I&C는 2021년 별도 기준 29억원의 영업손실을, 2022년 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오너가 2·3세 딸들도 여럿 있다. 장영신 애경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장녀인 채문선 탈리다쿰 대표는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에서 ‘채문선의 달리다꿈’이라는 연재물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디지털 싱글앨범 ‘하얀 민들레’를 발매해 가수로도 데뷔했다.

채 대표는 매일유업 외식사업부 인턴, 애경산업 마케팅 과장 등을 거쳐 2019년 비건 화장품인 탈리다쿰을 출시했다. 탈리다쿰은 채 대표의 남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투자 목적 개인회사 에이치피피가 지분 84.1%를 갖고 있다.

설립 5년 차를 맞은 탈리다쿰은 아직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탈리다쿰의 매출은 5억원, 영업손실은 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박이라 세정 대표이사 사장도 유튜브 채널 ‘이라위크’를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창업주인 박순호 회장의 셋째 딸이다. 2019년부터 세정 대표를 맡고 있다. 세정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영업손실 210억원을 기록했다가 2021년 흑자로 전환했다. 2022년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작년에는 영업이익이 233억원으로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오뚜기 오너가 3세이자 함영준 회장의 딸인 함연지 씨는 뮤지컬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 이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일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함 씨는 올해 초 오뚜기 미국법인인 오뚜기아메리카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지난 5월에는 오뚜기아메리카에 입사해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후계자라고 해도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업 승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부단한 노력을 통해 오너가라는 지우고 개인으로서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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