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6일(현지시간) 집권 2기 행정부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한 제이미슨 그리어.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행정부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한 제이미슨 그리어는 트럼프 1기 당시 중국 무역협상에 관여한 인물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무역 분쟁 해결에 특화된 변호사인 그리어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와 로펌 ‘스카든 아프스’에서 함께 일했다. 트럼프 1기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USTR 재직 시절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대신해 해외 출장을 가기도 했고, USTR을 떠난 후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 일원이 아님에도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 기조를 파악하길 원하는 각국 주미 외교사절을 상대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작년 펴낸 저서에서 그리어가 비서실장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면서, “그는 조직적이고, 인내심이 많으며, 늘 사무실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관세를 활용한 무역 보호주의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주입’하고, 트럼프 1기 때 그것을 실행한 라이트하이저의 수제자 출신인 만큼 그리어의 USTR 대표 기용을 사실상 라이트하이저의 ‘복귀’ 또는 ‘분신 등장’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관세를 주무기로 한 무역 보호주의를 강력하게 추진할 인물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리어는 과거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트럼프 1기 때 도입한 대중국 고율 관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을 거의 유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중국 고율 관세가 “대체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았고, 실업률, 인플레이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는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리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중국 고율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은 결국 미중 전략경쟁에서 ‘불가피한 지출’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미중 무역합의의) 의미 있는 집행은 공급망 재조정을 필요로 할 수 있다”며 “그것은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비교적 단기적인 비용들은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그리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완에 그쳤던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마무리 짓는 중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트닉에게 USTR에 대한 ‘직접 책임’까지 맡기겠다고 밝힌 만큼, 자신의 중요한 정치자금 후원자이기도 했던 러트닉에게 관세와 관련한 ‘차르’(총책임자) 역할을 맡기고, 각국과의 무역 협상 실무는 그리어가 담당하게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수 있어 보인다. NYT는 “전통적으로 USTR은 인지도 낮은 부서지만 트럼프 시대에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