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와인 트렌드는 ‘우아함’…한식에도 잘 어울리죠”

안셀모 ‘산 레오나르도’ 오너 인터뷰
알프스산맥 자연발효로 숙성도 높여
신세계L&B, 베떼 디 등 3종 수입
“한국 소비자, 와인 이해도 매우 높아”


안셀모 구리에리 곤자가 산 레오나르도 오너


“우아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와인을 선호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입니다. 한국에서 매콤한 한식을 경험하면서 와인이 한식과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셀모 구리에리 곤자가(47) 산 레오나르도 오너는 최근 서울 광진구 신세계L&B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반에는 강한 느낌의 미국적인 와인을 많이 선호했지만, 지금은 ‘우아함’을 담은 와인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 ‘산 레오나르도’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산 레오나르도는 ‘트렌티노의 보석’으로 불리는 와이너리다. 6세기 무렵 프랑스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이탈리아 북부 지역 트렌티노에 정착하며 레오나르도 성인에게 봉헌한 성당 이름이 ‘산 레오나르도’다. 이후 이탈리아 유명 귀족 가문 중 하나인 ‘구리에리 곤자가’ 가문은 18세기 초 수도원을 사들여 현재까지 ‘산 레오나르도’라는 이름으로 300년 동안 와인을 만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약 60개 국가에 수출 중이다.

안셀모는 가업을 물려받아 2001년부터 와이너리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와이너리에서 일한 것이 와인 세계에 디딘 첫발이었다”며 “당시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청소 등 잡일을 하면서 와이너리가 무엇인지 배우고 열정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로 돌아와서는 산 레오나르도 와이너리 디렉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산 레오나르도 와이너리는 몬테 발도와 레시니 산맥의 경사면 사이에 있는 아디제 강 계곡에 있다. 강과 산맥이 만드는 적절한 추위는 포도의 군집 발달과 숙성을 돕는다. 여름철에는 바람이 불어 곰팡이와 질병을 예방한다. 안셀모는 “와인 제작에 영향을 미치는 지리적인 요소는 산”이라며 “산 레오나르도는 일조량이 다른 지역보다 3.5시간 정도 적고 일교차가 커 와인도수가 낮으면서 숙성도가 높다”고 했다.

산 레오나르도 와인은 발효 효모의 도움 없이 시멘트 탱크에서 포도 원액을 자연 발효한다. 특히 작은 오크 배럴에서 최소 24개월 동안 숙성 후 병입숙성 과정을 별도로 거친다. 산 레오나르도가 추구하는 긴 여운과 숙성도, 그리고 부드러운 ‘우아함’이 이런 숙성 과정에서 나온다.

안셀모는 “와인은 향과 시각이 중요한 데다 소리까지 평가하는 영역이 있어 예술에 빗대기도 한다”며 “이탈리아 와인이지만, 완벽한 보르도 스타일을 일관성 있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와인 소비층이 많이 세분화됐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전 세대부터 추구했던 ‘우아함’이 주류 와인으로 들어왔다”며 “제임스 서클링이 선정한 톱 100 월드 와인에 선정된 것도 이런 매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산 레오나르도 와인 3종. 왼쪽부터 ‘테레 디 산 레오나르도’, ‘산 레오나르도’, ‘베떼 디 산 레오나르도’ [신세계L&B 제공]


국내에서는 신세계L&B가 15년째 ‘산 레오나르도’, ‘베떼 디 산 레오나르도’, ‘테레 디 산 레오나르도’ 3종을 수입하고 있다. 산 레오나르도는 진한 과일 맛과 둥글게 다듬어진 탄닌의 맛, 산미감이 균형을 이룬다.

‘베떼 디’는 이탈리아어로 산봉우리를 뜻하는 ‘베떼’에서 따온 제품명이다. 해발 300~400m 포도밭을 둘러싼 높은 산봉우리를 의미한다. 미네랄과 산미의 균형이 뛰어나다. 산 레오나르도의 동생 격인 ‘테레 디’는 수령이 어린 포도나무에서 짧게 숙성시켜 출시한 와인이다. 부드러운 감촉, 드라이한 여운, 균형 있는 산미를 지녔다.

안셀모는 “한국인들은 와인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면서 “간이 강한 한식은 화이트와인과 궁합이 좋고, 불고기 같은 음식은 레드와인과 훌륭한 조합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와인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식탁에 와인이 있다면 소통하는데 좋은 역할이 할 것”이라고 했다. 정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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