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기인사, 임원 21명 교체…‘3세’ 신유열 부사장 승진

롯데 2025년 정기임원인사…고강도 쇄신에 방점
역대 최대 규모 임원인사 단행, CEO 36% 교체
롯데화학군 총괄대표로 이영준…이훈기 사장은 용퇴
롯데지주 이동우· 식품군 이영구· 유통군 김상현 부회장 유임


신유열 롯데지주 신임 부사장.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 경영 전면에서 미래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이영준 부사장은 화학군 총괄대표로 승진했다. 롯데지주 이동우 부회장을 비롯해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부회장과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 및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최고경영자)는 유임됐다.

먼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신유열 전무는 부사장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한 지 약 1년 만이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신 부사장은 신사업 및 신기술 기회 발굴과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신 부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

신 부사장은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 등에서 근무하며 그룹 내 미래 사업과 글로벌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다.

노준형 롯데지주 신임 사장. [롯데지주 제공]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노준형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노 사장은 앞으로 롯데지주의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을 통합해 그룹사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신규 조직은 노 사장을 중심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 각 계열사의 혁신을 가속할 계획이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2002년 롯데이노베이트(舊 롯데정보통신)에 입사 후 경영지원부문장, 전략경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대표이사에 부임한 뒤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의 신사업과 그룹 IT·DT사업을 주도했다. 그는 전략 · 기획 · 신사업 전문가로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 및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적임자로 평가받아 2023년부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으로 재임 중이다.

화학사업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이영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는다. 이 사장은 화학과 소재 분야 전문가다. 사업과 조직의 체질을 바꿔 롯데 화학군 전반의 근본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 사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해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거쳐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확대해 축소되는 판매량과 스프레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영준 롯데화학군 총괄대표.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은 일선에서 용퇴한다. 이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M&A 및 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 정호석 부사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롯데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한 경영 전문가다.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위탁 운영 전략 본격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또 호텔뿐만 아니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높일 방침이다.

정 부사장은 1991년 롯데알미늄(舊 롯데기공)에 입사한 뒤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롯데물산 기획개발부문장, 롯데지주 REVA(부동산 관리)팀장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을 이끌며 롯데그룹의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해 왔다.

롯데는 지난 8월 비상경영 돌입 후 지속적인 경영체질 개선과 책임 경영 강화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임원인사는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성과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물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추구했다.

롯데 화학군은 13명의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이 교체된다. 롯데 화학군HQ CTO(기술전략본부장) 황민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정승원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롯데 화학군 임원 역시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약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한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롯데 화학군의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호텔롯데는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났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가 됐다.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김동하 전무는 1997년 롯데웰푸드(舊 롯데제과)로 입사 후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거쳤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졌다. 김 전무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올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권오상 전무는 1994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한 뒤 2013년부터 12년간 롯데월드의 전략 · 신사업 · 마케팅·개발 등을 책임져온 테마파크 전문가이다. 최근에는 롯데월드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베트남과 동남아 현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기획해 추진했다.

이동우(왼쪽부터) 롯데지주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각사 제공]


롯데지주 이동우 부회장은 유임됐다. 이 부회장 위기 관리를 총괄하며 그룹의 변화 방향과 속도를 점검한다. 롯데 식품군과 유통군의 부회장도 현재 추진 중인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롯데는 임원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임원 22%가 퇴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원 규모는 작년 말 대비 13% 축소됐다. 이는 코로나 19 시기인 2021년 임원인사보다 큰 폭이다. 특히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35%)이 퇴진한다.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21명이 교체된다.

70년대생 CEO를 대거 내정해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도 구축한다. 롯데면세점 김동하 대표이사(1970년생), 롯데이노베이트 김경엽 대표이사(1970년생), 롯데엠시시 박경선 대표이사(1970년생), LC Titan 장선표 대표이사(1970년생),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황민재 대표이사(1971년생), 롯데이네오스화학 성규철 대표이사(1971년생), 한국에스티엘 윤우욱 대표이사(1971년생), 에프알엘코리아 최우제 대표이사(1974년생), 아사히 최준영 대표이사(1973년생), 롯데중앙연구소 윤원주 연구소장(1974년생), 롯데벤처스 김승욱 대표이사(1974년생),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김해철 대표이사(1974년생) 등 12명이 신임 CEO로 전진 배치된다.

이 가운데 롯데중앙연구소 윤원주 신임 연구소장은 2001년 롯데중앙연구소로 입사해 건강기능식을 중심으로 식품 연구개발에 앞장섰다. 2020년 연구전략부문장, Confectionery(제과)부문장을 거치며 글로벌 미래 식품 트렌드를 이끌었다.

롯데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 영입 기조를 올해도 유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2월 11일부로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로 영입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다.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외 변수를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한다”며 “성과 기반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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