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글로벌리서치내 조직 신설
관계사 경영·조직·업무 등 진단
삼성이 그룹 관계사 경영을 진단하고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초대 실장에는 최윤호(사진) 삼성SDI 사장이 선임돼 관계사 전반의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역할을 맡게 됐다.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담당하는 기능이 부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8면
삼성글로벌리서치는 28일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사장급 조직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경영진단실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요청에 의해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도출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팅 조직이다. 경영진단 대상 관계사는 25개 정도다. 삼성은 경영진단실 신설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단실장에 임명된 최윤호 사장은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T/F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21년말 삼성SDI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올해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당시 최 사장도 동행하며 배터리 사업 전반을 점검했다. 최 사장은 삼성SDI를 이끌며 지난해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최윤호 사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배터리사업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 낸 핵심 경영진”이라며 “글로벌 경험과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윤호 사장의 리더십을 통해 관계사별로 내실있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신설된 경영진단실은 그룹 전반의 ‘컨설팅’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삼성 사업지원 T/F가 사업 전반의 운영을 총괄한다면 경영진단실은 관계사 맞춤형 미시 전략을 짜고 관계사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도출하는 역할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 조직 중 하나였던 경영진단팀은 주로 감사 기능을 맡았다. 미래전략실은 경영진단팀(감사)을 포함해 전략1팀(삼성전자 담당), 전략2팀(기타 계열사 담당), 경영지원팀(재무), 인사지원팀(인사), 커뮤니케이션팀(기획ㆍ홍보) 등 100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바 있다. 특히 당시 경영진단팀은 과거 삼성테크윈을 2개월간 경영진단을 통해 내부 비리를 적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기존 각 관계사 내 감사 기능에 추가로 경영진단실의 감사가 더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옛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과 기능이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경영진단실 신설이 현재 삼성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관계사별 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미래전략실의 일부 기능이 복원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국정농단 여파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했지만, 사업지원 T/F 만으로는 그룹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역부족이라 경영진단실을 신설해 그룹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