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갑질 막는다…가맹점주 협의 없이 ‘필수품목’ 추가하면 제재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 협의 고시 제정안
사전협의 원칙, 정당한사유 있으면 사후도 인정
계도기간 내년 1월말까지 운영…협의관행 정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내달 5일부터 가맹본부는 가맹점이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는 구입강제품목을 추가하거나, 단위당 공급가격을 인상할 때 반드시 가맹점주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의 모습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 협의에 대한 고시’ 제정안을 공포한다고 밝혔다.

구입강제품목은 가맹본부가 가맹점 사업자의 영업과 관련해 자신 또는 자신이 지정한 사업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대상으로, ‘필수품목’이라고도 한다. 이번 고시 제정안은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 시 협의 의무를 부여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내달 5일 시행됨에 따라 각 조항의 의미를 구체화하기 위해 제정됐다.

제정안은 어떤 상황에서 협의를 거쳐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구입강제품목을 추가하거나, 구입강제품목의 단위당 공급가격을 인상하는 등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다. 아울러 거래조건의 불리한 변경이 유리한 변경과 함께 이뤄지는 경우도 원칙적으로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제정안에는 거래조건 변경 협의의 구체적인 절차도 담겼다. 가맹본부는 협의 시작 전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에 대한 구체적 내역, 협의 방식 등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알려야 한다.

협의 방식은 대면·비대면 방식 모두 가능하지만, 가맹점주가 손쉽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협의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자료제공이나 사실 확인을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이에 응해야 한다. 협의 종료 후에는 협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전체 가맹점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협의는 사전협의를 원칙으로 하되 사전협의가 어려운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후 협의도 인정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전체 가맹점주와 협의를 해야 하지만 70% 이상의 가맹점주 동의가 있으면 가맹점주단체와의 협의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제정안은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는 사례도 제시했다.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일시·장소에 대해 촉박하게 안내해 설명회 참여를 사실상 제한하거나, 협의 도중 계약해지·갱신거절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특정한 선택을 강요 또는 유도한 경우다.

공정위는 협의 관행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내년 1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꼐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의무 위반 신고가 접수되면 적극 조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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