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우승하니 구글에 쇼팽 폭풍 검색…쇼핑도 제쳐”

쇼팽 콩쿠르 주관사 대표 설명회 개최 클래식 잠재력 큰 한국…콩쿠르 참여하길 내년 10월 폴란드서 80명 본선 무대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쇼팽 인스티튜트 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2025년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조성진의 우승 이후 구글 검색어에서 ‘쇼팽’이 ‘쇼핑’보다 많아 ‘쇼팽이 쇼핑을 이겼다’는 기사가 나왔어요.”

아르투르 슈클레네르(Artur Szklener)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드 원장이 지난 2015년에 열렸던 제17회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조성진이 우승하던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세계 최고의 음악 경연으로, ‘피아노의 시인’ 쇼팽(1810~1849)을 기리기 위해 1927년 시작됐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회에선 16~30세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모여 ‘쇼팽의 곡’으로만 실력을 겨룬다.

국제 프리데리크 쇼팽 피아노 콩쿠르를 주관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의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대표는 내년 제19회 쇼팽 콩쿠르를 앞두고 한국 언론과 만나 “2015년 당시 한국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고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는 바르샤바 음악협회(1927∼1937), 폴란드 문화부(1949∼1955), 쇼팽 협회(1960∼2005)에 이어 2010년부터 콩쿠르를 열고 있다. 이 콩쿠르에선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015년 우승했고, 2005년 임동민·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에 오른 바 있다.

슈클레네르 대표는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음악 교육을 받고 얼마나 많은 대중이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지 알게 됐을 때 놀라웠다”며 “음악 인재들이 많은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고의 인재들이 함께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제19회 쇼팽 콩쿠르 본선은 내년 10월 2일 역대 우승자들의 개막 콘서트로 시작된다. 이에 앞서 1월 12일까지 참가 신청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단이 약 160명의 피아니스트를 선발, 4~5월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예선에 참가한다. 이중 절반인 약 80명만이 10월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우승자 발표는 같은 달 20일, 시상식과 수상자들의 첫 번째 갈라 콘서트는 다음 달 열린다. 대회의 모든 과정은 쇼팽 콩쿠르 공식 웹사이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볼 수 있다.

올해 콩쿠르 심사위원단엔 처음으로 클래식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언론인 한 명을 포함했다. 슈클레네르 대표는 “클래식은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다”면서 “심사위원단을 모실 때 교수진, 학자, 음악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분을 꼭 모시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인은 예술을 재해석해서 대중에게 좀 더 쉬운 언어로 통역해주는 사람”이라면서 “하나의 상징으로 쇼팽 콩쿠르가 대중의 의견도 반영하는 콩쿠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쇼팽 콩쿠르를 통해 클래식 음악이 모든 청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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