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반도체 경쟁력 강조…글로벌 빅테크 연쇄회동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SK 제공]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태원 SK그륩 회장을 글로벌 AI 칩 선두주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비유하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센 가운데 최 회장이 경영난에 빠져있던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뉴스레터를 통해 젠슨 황의 이름을 따 최 회장을 “한국의 젠슨(South Korea‘s Jensen)”이라고 소개했다.
AI 붐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몇 배 오르고 황 CEO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가 됐는데, 최 회장 역시 마찬가지로 극적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오랫동안 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졌던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가 됐으며, 이 시기는 최 회장에게도 전환기였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새로워진 최 회장의 자신감이 SK하이닉스의 격변의 역사를 반영한다면서, 최 회장이 2012년 빚에 허덕이던 하이닉스 인수라는 매우 위험한 베팅을 했다고 했다.
하이닉스는 이른바 ‘빅딜’ 정책으로 1999년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그러나 D램 값 폭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2001년 8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상태였다.
블룸버그는 SK가 하이닉스 인수 이후 연구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썼고, 특히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HBM을 우선순위로 보지 않고 해당 팀을 사실상 해체했을 때 HBM 개발을 계속하기로 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분석했다. AI 붐이 일었을 때 SK하이닉스는 그 흐름에 올라탈 준비가 돼있었고, 주가가 지난해 초부터 100% 넘게 오르며 한국 국내 시총 2위가 됐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올해 초부터 ‘AI’을 강조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열린 ‘SK AI 서밋’에서 1시간 가량 키노트를 하며 미래 AI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지난 4월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이어 회동키도 했다.
최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SK하이닉스 생산 물량이 내년까지 완판된 상태라면서 SK하이닉스가 향후 12개월간 HBM 부문에서 정상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