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정치적 탄핵 매우 유감…자진사퇴 생각 없다”

최재해 “조사한대로 감사보고서에 담은 것”
“위증했다고 생각 안해…탄핵가결 안됐으면”
“감사위 회의록 제출, 공개시 자유로운 의견 위축”


최재해 감사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양근혁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이 29일 자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 추진과 관련해 “헌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정치적 탄핵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탄핵 소추와 관련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원장은 자진사퇴 의향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민주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추진을 공식화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일 국회 본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보고를 12월 2일에 할 예정”이라며 “검사 탄핵과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당 입장이 정리됐다”고 했다.

최 원장은 민주당이 제시한 탄핵 사유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했다. 민주당은 탄핵 사유로 대통령실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부실 감사를 들었다. 야권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따냈다는 특혜 수주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국회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최 원장은 이에 대해 “저희들이 조사한대로 있는 그대로 감사보고서에 담았다”며 “최대한 했는데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증 주장에 대해서도 “국감 때 저는 충실히 했고, 위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들도 TV를 통해서 보셨을 테니까 아마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위원회 회의록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는 “감사위원회 위원회에 대한 감사원의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서 비공개로 전제돼 있다”며 “공개가 되면 굉장히 위축되기 때문에 설명을 소상히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의 과정에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질문할 수 있도록 감사위원들이 국감장을 전부 배석해 있었다”고도 부연했다.

최 원장은 탄핵안 가결 후 대응 방침에 대해 “안됐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때가서 대응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전일 감사원도 공식입장을 통해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은 국가 회계질서 및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국가 고유의 공직질서 유지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감사원은 “감사원장을 탄핵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헌법정신을 위반하는 부당한 압박에 지나지 않는다”며 “감사원장이 탄핵된다면, 감사원의 헌법적 기능이 마비되고 이는 국민 세금의 낭비와 부정부패의 예방기능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여 결국 국민의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지금이라도 위헌위법적인 감사원장 탄핵 시도를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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