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구내식당’의 반전…고물가 영향에 매출 성장

전국 주요 경찰청 18개 중 14곳 구내식당 수입 증가
경찰 “식당 적자폭은 여전해…해결 방안 찾아야”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 ‘식권 강제’가 이뤄지던 경찰 구내식당 매출액이 ‘고물가’ 영향으로 늘고 있다. 사진은 경찰 마크.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솔직히 서울청 밥이 맛있습니다. 거의 삼시 세끼 먹었더니 몇 달 만에 4㎏이 쪘습니다.”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서울경찰청 구내식당에 대한 칭찬 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 ‘식권 강제’가 이뤄지던 경찰 구내식당 매출액이 ‘고물가’ 영향으로 늘고 있다.

2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보털 ‘참가격’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김밥·자장면·칼국수·냉면·삼겹살·삼계탕·비빔밥·김치찌개백반)모두 올해 1월 대비 가격이 올랐다.

이처럼 갈수록 외식비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이 경찰 내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경찰청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 A씨는 “구매가 강제되는 식권 이외에도 항상 추가로 식권을 구매해서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솔직히 구내식당만큼 값싸고 맛있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경찰서 구내식당의 경우 대부분 외부인 출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 가운데 구내식당을 개방한 곳은 마포·성동·중랑경찰서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강남·방배·서대문·남대문경찰서 등은 코로나19를 전후로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구내 식당을 운영하는 전국 주요 경찰청 18개 가운데 14개 경찰청에서 매출액(수입액)이 최근 3년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공공기관 내 구내 식당을 칭찬한다며 한 시민이 올린 사진. [독자 제공]


특히 매출액이 가장 많은 서울경찰청 구내식당의 경우 2021년 8억9248만원, 2022년 9억1380만원, 2023년 11억6142만원으로 가장 큰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남부청 구내식당 역시 2021년 5억6700만원, 2022년 6억3100만원, 2023년 7억700만원으로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만성 적자를 기록했던 서울경찰청 내 구내식당은 올해 완전 흑자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찰 구내식당의 경우 정부 예산 지원 없이 운영되기에 통상 적자 운영되어 ‘식권 구매 의무화’가 강제됐다.

다만 여전히 주요 경찰청 구내식당의 적자 폭이 감소하는 추세긴 하지만, 전국 대부분의 경찰청 구내식당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적자 운영되는 구내식당은 결국 식단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북경찰서는 아침 식단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와 경찰서 차원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서 구내식당 대부분이 외부인을 받지 않고 있는데, 아무리 사 먹는 사람이 늘었다고 해도 적자는 여전히 크다”라며 “경찰 식구들의 ‘밥심’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지원까지는 바라지 못하더라도, 외부인 개방 등 다른 방안을 찾아 적자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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