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가 휴전협정 위반하고 시리아→레바논 무기밀수”
가자지구에 공세 강화…“차량 폭격에 국제구호단체 직원 사망”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시라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누시라트 일부에서 철수한 후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파괴된 건물 근처를 걷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60일간의 임시휴전에 돌입하기로 했지만, 합의 사흘째에도 산발적 공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30일(현지시간)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지대에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군은 성명을 내고 해당 시설이 헤즈볼라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무기를 밀수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기 밀수가 휴전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남부지역에서 한 차량에 공격을 가해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특히 부상자 중에는 7살 어린이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7일 60일간의 임시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휴전협정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물러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또 레바논과 관련한 무기는 레바논 정부가 감시하고, 승인되지 않은 무기 생산시설과 자재 등을 모두 제거되며, 이를 지키지 않고 보유한 무기는 압수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휴전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양측은 산발적 충돌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합의 이틀째인 지난 28일에도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보관 시설을 공습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합의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휴전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을 촉발한 하마스의 공격에 가담한 인물 중 한명을 차량 공격으로 제거했다고 했다. 특히 이 인물이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이라는 주장이 있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CK는 지난 4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직원 7명을 잃은 구호단체다. 당시 이스라엘은 구호차량을 하마스 측 차량으로 오인해 공격을 가했다며 이례적으로 책임을 시인했다.
WCK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와 휴전 때문에 이스라엘 극우 연정이 가자지구 공격을 더 쉽게 단행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철군과 종전을 촉구하며 그간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오다가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과 침공에 크게 약해지자 휴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