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 해외종목 투자 5위
비트코인 2배 ETF보다 8배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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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투자자들이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지난달 1억 달러 넘게 베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상자산 친화정책을 펼칠 경우 규제에 묶였던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에 수혜가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들은 지난달(11월1일~28일) 이더리움을 2배 추종하는 ‘2X ETHER ETF’를 1억4392만달러(약 2010억원) 순매수했다.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5위 규모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을 2배 추종하는 ‘PROSHARES ULTRA BITCOIN ETF’(1784만달러) 순매수 규모보다 8배 많다.
이더리움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가상자산) 중 미국에서 가장 먼저 현물 ETF가 출시된 가상자산이다. 출시 후 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난 3월 역대 최고가(3월12일·4066달러)를 기록했다.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로 전고점을 경신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아직 최고가를 넘지 못했다. 지난달 47.5% 상승하며 전고점 경신 기대감이 모아진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현물 ETF로도 자금이 순유입 됐다. 금융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블랙록·피델리티 등 9개 이더리움 현물 ETF로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5억5780만달러가 들어왔다. 특히 지난 29일 하루에만 3억3290만달러가 유입되면서 최근 15거래일(11월11~29일) 동안 총 유입 규모(5억7680만달러)의 57.71%를 차지했다.
이더리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감을 받는다.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성’을 인정하며 상품 출시에 제약을 걸었던 개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트럼프 취임식 당일 사퇴 계획을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앞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과정에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기능을 증권성으로 간주하고 제약을 걸었다. 스테이킹은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얻는 개념과 유사하다. 현재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스테이킹 기능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를 하면서 스테이킹 등 추가 기능을 포함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유한 가상자산 중 하나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공직 후보 재산내역에서 가상자산을 500만달러 규모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대부분은 이더리움으로 알려졌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더리움 현물 ETF 자금 유입이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디파이(DeFi·탈중앙 금융) 섹터가 주목받으며 디파이 생태계에서 앞서 있는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심리도 반등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다만 자금 유입이 이어질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