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톰·외국인 이탈…국장 올해 ‘산타랠리’ 없다? [투자360]

증시 모멘텀 부재 속 트럼프 불확실성·외국인 이탈에 기대 ‘뚝’
경기둔화 우려도 부담…연중 부진했던 분위기 바꿀 재료가 관건


뉴욕증시가 11월 마지막 거래일을 상승세로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88.59포인트(0.42%) 오른 44,910.65에 거래를 마쳤다. [UPI]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11월 코스피가 결국 2500선을 내주며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12월은 증시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외국인 이탈과 트럼프 불확실성까지 겹친 탓에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사이 코스피는 2655.28에서 2455.91로 199.37포인트 하락해 -7.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앞서 1~10월 수익률은 -3.73%였으나 지난달 ‘트럼프 스톰’에 증시가 크게 휘청이면서 하락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해소로 코스피가 힘을 받아 연말 랠리에 올라탈 것이라는 당초 기대가 빠르게 식고 있다.

연말마다 찾아오는 상승 랠리는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 현물을 사고 선물은 파는 배당 연계 차익거래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최근 5년간(2019~2023년) 코스피의 12월 수익률을 보면 2019년 5.25%, 2020년 10.89%, 2021년 4.88%, 2022년 -9.55%, 2023년 4.73%로 다섯 번 중 네 번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를 자세히 뜯어보면 올해는 상승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그간의 12월 수익률은 그해 1~11월 시장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정해지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12월 코스피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4개년 중 3개년은 1~11월 수익률 역시 플러스로 장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도별 1~11월 수익률을 보면 2019년은 2.3%, 2020년과 2023년은 각각 17.91%와 13.36%를 기록했다. 2022년도 1~11월 수익률이 -16.96%로 12월(-9.55%)과 방향이 일치했다.

반면 2021년의 경우 1~11월 수익률은 -1.2%인데 12월 수익률이 4.88%로 분위기가 반전돼 예외적인 사례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예외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당시는 연말로 갈수록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상당 부분 뒷받침해줬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202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1월과 12월에 각각 2조5787억원, 3조352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외국인이 8~11월 4개월 동안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9월(7조9072억원)에 비하면 11월(4조3000억원)은 순매도 규모가 줄었으나, 절대적인 규모는 큰 편이다.

박승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11년 동안 1~11월과 12월의 코스피 등락률을 비교했을 때 부호가 달랐던 적은 네 번에 불과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연말 랠리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랠리를 주장하는 논리는 연중 한국 주식시장이 부진했으니 연말에 리밸런싱 과정에서 매수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 같다”며 “하지만 12월 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리밸런싱 수급이 아니라 한국 경기의 방향성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점에서 올해는 12월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고, 경기 부진의 주원인인 수출 둔화세가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 기반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운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증가율이 내린 것의 상당 부분은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정책이나 구조개혁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