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내 에어부산 존치 요구 목소리 커져
업계 1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가능성도
진에어(위쪽부터 시계 방향), 에어부산, 에어서울 항공기. [각사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성사로 세계 10위권의 ‘메가케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초읽기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 자회사인 저비용 항공사(LCC) 간 통합이 가져올 LCC 업계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EU(유럽연합) 경쟁 당국(EC)의 최종 승인으로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대한항공은 인수작업을 마무리 짓는 대로 자사 계열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간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LCC 3사 간 통합 LCC 출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아시아나항공이 2년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되는 기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2년 외신과 인터뷰에서 “통합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영하며 허브는 인천국제공항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해 통합 LCC가 탄생할 경우 LCC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진다. 통합 LCC의 보유 항공기는 3사 합산 기준 모두 58대로 현재 업계 1위인 제주항공(42대)을 넘어선다. 매출 규모 역시 통합 LCC의 경우 지난해 단순 합산 기준 2조5000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00억원)을 크게 앞선다.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도 14.9%(지난해 기준)로 제주항공(10.8%)보다 4%p 더 높다.
물론 통합 LCC 출범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발표 이후 부산 지역 내 에어부산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가덕신공항 개항을 앞둔 부산시는 거점항공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지역 상공계와 부산시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 현재 부산시와 부산 지역 기업이 지분 16.1%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전날(1일) 지역상공계 성명을 통해 “산업은행과 국토부, 대한항공은 4년에 걸친 합병 승인 기간 동안 부산 거점 항공사의 존치를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무관심과 성의 없는 대응으로 철저히 외면해 왔다”라며 “산업은행과 국토부도 에어부산이라는 지역거점항공사 존치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적 ‘메가케리어’에 이어 ‘메가 LCC’ 탄생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합병 대상 3사를 제외한 나며지 6개사의 행보도 관심사다. 현재 국내에 LC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3사 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모두 9곳이 있다.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현재 업계 1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의 행보다.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지난 2019년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여파로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만큼 제주항공이 통합 LCC 탄생에 따른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다시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확보, LCC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