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규모 구조조정 온다”…내년 유통 키워드는 ‘생존’

대한상의,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
“내년 백화점 매출, -1.7% 역신장 예상”
SSM 성장, 온라인쇼핑 ‘대화형 커머스’ 개막
대형마트, 올해 역성장 내년 플러스전환 전망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소비 침체의 장기화와 백화점 업계 양극화로 내년 200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본격적으로 유통업계에 적용되면서 신기술로 인한 변화도 관측된다.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2025년에는 ‘빅3(롯데·신세계·현대)’가 경쟁에서 뒤처진 상위 20위권 밖 점포 활성화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2000년 초 1차에 이어 2차 구조재편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 기준 매출 1조원 이상 점포가 전국 12개인데 이들 매출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절반을 넘을 만큼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2000억원 이하 백화점 20곳의 매출은 신세계 강남점 1곳의 매출보다 작은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백화점 업계 변화의 키워드로 ‘명칭 변경’과 ‘타운(Town)화’를 꼽았다. 그는 “2021년 더현대서울의 등장 이후 사우스시티(신세계), 커넥트현대, 타임빌라스(수원) 등으로 확산되며 ‘백화점’ 이름을 버리기 시작했다”면서 “더불어 마트, 몰, 영화관 등을 합치는 복합형 쇼핑몰들이 늘어나며 점포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해인 내년이 오지만 현재 가계부채와 개인사업자 대출가 그 사이 총 1000조 가까이 늘었다”며 “내년 백화점 매출 또한 약 40조원으로 -1.7% 역신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면세점 업계의 전망 또한 어둡다. 황선규 한국면세점협회 단장은 내년 면세산업은 더딘 회복세를 유지하며 올해를 약간 상회 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0월 누적 기준) 한국 출입객수가 2019년 대비 95% 이상 회복했지만, 면세점 구매 인원과 매출액 회복률은 59%에 불과하다”면서 “2022년 4724만원이었던 중국인 1인당 구매 금액은 올해 173만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황 단잠은 “면세점 업계는 ‘매우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고환율로 동일 상품이 백화점이 더욱 싼 상황이이 전개되고 있다”며 “9~15% 구매전환율 상황 속 내년 여객수 연동 임대료 수준은 1조원 규모로 예상돼 업계 수익은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김희량 기자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내년 식비 부담에 따른 집밥 수요와 절약 트렌드가 지속되며 근거리 유통채널인 SSM(체인 슈퍼)이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욱 에이지데이터 대표는 “편의점은 포화상태지만 SSM은 롯데슈퍼, GS더프레시 등의 물리적 점포 팽창이 가능한 해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다만 개인슈퍼는 차별화 부족으로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 0.8%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고물가와 고금리 완화로 민간 소비 개선 흐름이 나타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상기후 현상 심화 및 AI 활용의 증가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김희량 기자


편의점업계는 편의점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경기 민감도가 낮아 불황 속 선방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하 BGF리테일 실장은 “라면, 패션&뷰티 특화 등 새로운 포맷의 편의점들이 신규 점포로 나오게 될 것”이라며 트렌드뿐만 아니라 기술, 상생과의 협업, 사회적 가치 등 모든 면의 경쟁력을 가진 편의점 브랜드가 생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커머스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미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박사는 “커머스 플랫폼에 소셜미디어의 기능을 재현하는 C2C 이커머스 모델뿐만 아니라 중고마켓 플랫폼의 성장, 생성형 AI기반의 대화형 커머스 시대의 개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형 커머스란 과거 ‘도쿄 여행’ 같은 키워드를 활용했다면 이제는 “도쿄 여행 계획을 짜줘”라는 대화체 검색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또한 사용자의 쇼핑 내비게이터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내년에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에서도 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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