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속 점포 효율화 차원
김동하 신임대표 사업개혁 주목
롯데면세점이 나우인명동에 선보인 픽사 팝업 [롯데면세점 제공] |
롯데면세점이 약 1년 만에 ‘나우인명동(구 LDF 하우스)’ 사업을 철수한다. 사업을 주도했던 대표이사가 유임에 실패한 가운데 부진 사업을 정리하고 실적 개선에 나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12월 10일부로 나우인명동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 9월부터 진행 중인 디즈니 픽사 팝업스토어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다. 임대 기간이 아직 남아 있지만 조기 철수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인명동은 롯데면세점 홍보관을 시작으로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해 오던 팝업스토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리오프닝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롯데면세점과 명동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오픈한 오프라인 쇼룸 나우인명동이 12월 부로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우인명동은 지난해 10월 서울 명동에 면세점 쇼룸인 ‘LDF 하우스’로 시작했다. LDF 하우스는 롯데면세점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면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명동 상권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관광 명소를 만드는 목적으로 서울세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명동 상인들과 상생협약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LDF 하우스는 명동 중심 거리에 있는 90평(297m²) 규모 3층 단독 건물에 쇼핑, 관광, 고객경험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LDF 하우스는 롯데면세점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면세점 쇼룸으로 트레블 리테일 트렌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롯데면세점은 한국 관광 활성화와 면세업계의 재도약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신사업을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롯데면세점은 올해 4월 ‘LDF하우스’를 ‘나우인명동’으로 리브랜딩하며 내부 콘텐츠도 전면 개편했다. 당시 나우인명동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때 찾는 명동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지금까지 NCT, 이준호 등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벨리곰, 스누피 등 글로벌 인기 캐릭터,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진행한 소맥포차 등 총 9개의 팝업이 열렸다.
롯데면세점은 엔데믹 이후 늘어난 개별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명동 상권을 공략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면세점의 주 소비층이었지만 엔데믹 이후엔 개별 관광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부터다. 나우인명동을 거점으로 방문객에게 면세 할인 혜택을 제공해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까지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적자가 늘어나며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인력 구조조정, 임원 급여 및 업무추진비 삭감 등을 단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 및 소비둔화,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회복 지연 등 요인으로 실적도 악화일로다. 올해 3분기 면세사업부는 매출 7994억원, 영업손실 46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상승했고, 손실 폭은 369.4%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4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92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달 28일 단행된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는 롯데면세점 대표가 교체됐다. 새 대표직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맡게 됐다. 김 전무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올해 6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