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래 최악 사태…“유명 배우도 출연할데 없다더니” 드러나 충격 실상

화인가 스캔들 [사진 디즈니+]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지금은 정말 작품 수가 많이 줄었다. 저한테 대본이 오는 게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점점 더 느낀다” (배우 김하늘)

내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다. 2022년 141편에서 2023년 123편, 올해 100편에서 급기야 내년에는 80편 수준으로 급감한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의 작품을 빼면 드라마 제작 편수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한국미디어정책학회 등이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OTT가 배우 출연료 등을 끌어올리며 콘텐츠 제작비는 급증하고 있다”며 “콘텐츠를 만들수록 적자가 나고, 제작 중이던 콘텐츠마저 중단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미디어산업이 큰 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방송 사업자들의 매출이 급감, 경쟁력을 지탱해 주던 드라마 제작 역량마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촬영 현장 [SNS]


주요 배우 회당 출연료 3억~4억원은 기본이 됐을 정도로 넷플릭스가 올려놓은 엄청난 제작비를 국내 방송 사업자들이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크게 줄면서 많이 배우들이 출연할 작품이 없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배우 김하늘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 “정말 대본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소중하다”고 업계 불황을 체감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배우 고현정도 “작품 출연 제안이 안 들어온다. 꼭 원톱 같은 거 아니어도 된다. 출연료를 깎아도 되니까”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국내 방송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8조 9734억 원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주요 방송 콘텐츠 생산자인 지상파 방송은 광고 매출이 2015년 1조9112억원에서 지난해 9273억원으로, 1조원가량 감소했다.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등 주요 유료 방송들은 사상 첫 특별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넷플릭스 등 OTT 이용이 늘면서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촬영 현장 [사진, 넷플릭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역차별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방송 규제를 받지 않는 넷플릭스와 달리 국내 방송 사업자들은 콘텐츠 및 광고 규제로 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위원은 무엇보다 광고 규제 완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출시하며 국내에서 향후 5년간 2000억~3000억원의 광고 매출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사업자에 대한 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광고 도입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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