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주식 수익률 너무 적어” 온투업 스탁론 반년새 80% 급증

저금리 기조에 고수익 상품 인기
원금보장 안돼…“담보 투자 가치 살펴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금리 인하 기조로 은행권 예금금리가 내려가고 국내 증시마저 맥을 못 추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금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구 P2P)의 ‘주식계좌담보대출(스탁론)’ 등 고수익 상품에 몰리고 있다.

수익률이 연 9%로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데다, 원금보장 상품이 아님에도 반대매매 시스템으로 부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투사 상위 4개사(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하이펀딩·에잇퍼센트·프로핏)의 기타담보대출 잔액이 지난달 기준 1687억원으로, 5월(927억원)과 비교해 6개월 만에 82%(759억원) 급증했다.

기타담보대출은 대부분 스탁론으로, 대출자가 증권사 위탁계좌를 담보로 온투사에 대출을 요청하면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이 온투사를 통해 대출자에게 공급된다. 만기 이후 대출자가 갚은 원금과 이자는 다시 온투사를 거쳐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업권 관계자는 “11월 스탁론 취급액은 10월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만큼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투자는 머뭇거려지고, 증시 폭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원금을 보호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스탁론 상품이 매력적인 대안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자금이 스탁론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대출자가 스탁론을 실행하면 해당계좌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일반 종목, 상장지수펀드(ETF) 종목만 거래할 수 있도록 온투사와 연계된 RMS(리스크 관리 시스템) 회사가 통제한다. 이 종목 외의 모든 유가증권은 거래가 제한된다.

대출 신청시점엔 보유 종목 거래가 가능했지만 대출받은 후 거래불가종목으로 채택될 경우 RMS가 자동으로 반대매매 처리를 통해 담보 계좌의 리스크를 줄인다. 시장 충격으로 대출자가 보유한 주식계좌 가치가 떨어져도 RMS가 자동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손실이 발생하면 온투사는 RMS사에 담보 관리 책임 손해배상을 청구해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만기도 6개월, 12개월 등으로 은행 예금 상품과 비슷하고 예상 수익률은 8~9%대로 높은 편이다. 통상 3개월·6개월·12개월 세 가지 만기로 상품이 운영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온투업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탁론이 입소문을 탄 것은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다. 부동산담보투자의 경우 부실이 발생하면 부동산을 매각해 원금과 이자를 회수해야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대출이 막히면서 매각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은 부실 이후 경매 등 처리 기간이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린다”며 “반면 스탁론은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2일 뒤 예수금이 들어온다. 원금 회수가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온투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부동산담보대출 규모를 꾸준히 줄여오고 있다.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 센터)에 따르면 전체 48개 온투사의 부동산 PF·부동산 담보대출비중은 1월 66%에서 10월 5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스탁론 등 기타담보대출은 10%에서 23%로 두 배가량 비중이 늘었다.

다만 모든 온투사 상품은 투자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투자금액을 보호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전체 온투업 대출상품 투자 한도가 4000만원으로 제한되는 점도 있다.

때문에 투자할 상품을 선택할 때도 담보가 될 증권계좌의 담보 평가액이나 유형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자가 1개 종목에 100% 투자한 경우인지, 대출자가 우량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한 것인지를 봐야 한다”며 “유형에 따라 최소 담보 유지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