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폭 1조3000억원대 그쳐
금리 하향세에도 연말까진 둔화세 지속 전망
지난달부터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조원대 증가에 그쳤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현금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1조원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가능성에도 연말까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3387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1조257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월간 증가액이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10월(1조1141억원)에 이어 2개월째다.
한때 월 10조원에 육박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비로소 꺾였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은 4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8월에는 월 증가액이 역대 최대인 9조625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9월엔 증가액이 5조6029억원으로 축소되더니 10월과 11월엔 두 달 연속 1조원대에 그쳤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에 고삐를 당기면서 증가세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9월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했으며,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상과 다주택자 등에 대한 신규 주담대 취급 제한에 나섰다. 지난달에도 5대 은행은 대출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비대면 대출을 막기도 했다.
가계대출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576조993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25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 폭 역시 8월(+8조9115억원), 9월(+5조9148억원)과 비교하면 급감했다.
다만 신용대출은 9월 말(+9억원) 상승폭이 크게 꺾였다가 10월(+3880억원), 11월(+2442억원)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1월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893억원이다.
연말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10월과 11월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대출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변함이 없다”며 “올해 대출관리 목표를 초과하면 내년 대출공급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한도에 여유가 없는 은행들은 더욱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