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스위스 이젤트발트 |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명한 관광지에 여행객이 몰리면서 좀 인기있다 싶은 스테디셀러들이 과잉관광(Over-tourism)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피아노연주 장면 촬영지인 스위스 이젤트발트는 구글맵에서 ‘사랑의불시..’ 까지만 쳐도 ‘~착 촬영지’라는 문구가 자동완성돼 그 지점을 정확히 찝어준다.
이젤트발트 주민은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생활이 힘들어지자 입촌세를 받았고, 현재 적정 인원이 마을을 찾는 정착화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과잉관광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유명도시의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이다. 엔저로 큰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는 일본도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온천값 만 손을 댈까 말까 주저하는 상황이다.
제주 역시 비슷하다. 외국인 마저 안오면 지역경제에 안좋은 영향이 들까봐 입도세 검토 자체를 중단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가 과잉 관광에 대응하기 위해 관광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최근 보도했다.
세실리 미르세트 노르웨이 상무부 장관은 지방 당국이 숙박 가격의 최대 5% 선에서 관광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안을 제시했다. 미르세트 장관은 “이 금액은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사용하는 공공재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여름철엔 피서객, 겨울철엔 오로라를 보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크로네 약세까지 더해져 관광객 유입이 더 늘었다.
넘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일부 지역에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려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의 이 관광세는 손님이 줄어도 수입에는 변동이 없게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캐나다 알버타중 로키지역 지자체의 숙박시설 제한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순수한 오버투어리즘 방지책으로 평가받는다.
캐나다 당국의 자연환경 보호와 과잉관광(Over-tourism) 차단 노력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
인간의 여행이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관리하다보니, 로키 일대의 경우,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고는 십수년간 숙소 신축을 좀처럼 허가하지 않았다. 또 15인승 이상 미니버스 이상 만 관광지 주차를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 알버타주 로키는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늘 구경하기 괜찮은 인원들만 와서 좋다.[레이크루이스=함영훈 기자] |
이곳으로 가려는 가족 등 개별 여행자(FIT)들 입장에선 숙소가 부족하고, 매진되기 일쑤라서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론리 플래닛과 연계된 신발끈여행사 등의 전문 테마여행 패키지를 이용할 경우에는 여행사가 확보한 숙소와 버스로 비교적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알버타 로키의 중심 밴프의 경우 3000개에 약간 못미치는 숙소가 있는데, 이 중 수퍼리치의 상징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만 720객실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숙소 객실은 2200개 남짓한 수준이다.
캐나다관광청과 공원관리국은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이 나라 40개 국립공원,사적지의 야영장, 숙소 예약신청을 한 여행자에게 자리가 나면 즉시 알려주는 ‘빈자리 알림(Notify Me)’ 기능을 예약 서비스 홈페이지에 도입했다.
크로아티아 드로르부니크는 유럽여행객은 물론이고 한국,중국 등 아시아여행객들이 대거 몰려 도시 곳곳에 발 디딜 틈이 적고, 좁은 유적탐방로는 정체되기 일쑤이다. 도시 전역은 시민 생활공간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두브로브니크 당국은 최근, 하루 정박할 수 있는 여객선은 2척, 한 번에 내릴 수 있는 인원도 4000명 이하로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관광버스의 경우에도 미리 출발과 도착 시간을 정해두고 관광객도 30분 이내에 승하차를 완료하는 등 비교적 까다로운 규정을 내세웠다.
아울러 시가지 전역에 설치된 카메라와 스마트폰 앱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광객 숫자를 확인하며 좁은 구시가지의 교통 혼잡을 관리하고 있다.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이곳은 도시 전역이 사람이 사는 구역이다.
지역전문가들은 “오버 투어리즘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주거지 출입 문제, 주차 문제, 실생활에 필요한 식료품 구입 문제 등에 대한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어, 관련 대책에는 생활상의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돈을 더 걷는 것은 규제의 순수성이 떨어져보여서 그런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외국인은 비싸게, 내국인은 싸게 하려는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려다 한국인등 주요 해외관광객들의 반발 때문에 주춤해 하는 상황이다.
일본 구사쓰온천은 아직 중국쪽에 덜 알려져서 그렇지, 머지 않아 오버투어리즘의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최고의 온천매력지이다.[함영훈 기자] |
고민하던 일본 당국은 온천에만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른바 ‘입욕세’이다.
다만 내,외국은 차별 부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한국인 관광객들이 부담스러워할 상황은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수입 감소를 상쇄하고 인구 고령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일본에서 입욕세를 올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1박의 경우 ‘입욕세’는 150엔에서 300엔으로 인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도쿄 남서쪽 시즈오카현에 있는 이토 시의회는 온천 입욕세를 내년 9월부터 두배 수준인 300엔으로 인상하는 결의안을 올해 초 통과시켰다. 이토시 관광국 가와모토 고 대변인은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아직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홋카이도의 도야 우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역에 있는 노보리베츠, 소베츠, 도야코, 다테 등 다른 도시들도 ‘목욕세’를 인상했으며, 추가 자금은 지역 관광 인프라에 투자했다고 SCMP는 전했다.
올들어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선 관광객을 향해 비난을 하고 뭔가를 던지는 주민시위가 있을 정도로 과잉관광은 지구촌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42개국 2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연대체 ‘스테이 그라운디드(Stay Grounded)’는 신규 공항 건설이나 기존 공항 확장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8년전 만들어진 이 단체는 과잉관광의 입구, 즉 항공 부터 막고, 지구를 훼손하는 일체의 이동행위를 감시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지방관광-소도시 관광 활성화는 유명 여행지의 과잉관광 폐해를 잠재우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인트라바운드 여행 업계 역시 소도시 개척에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