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도, 캐나다 총리도 달려간 트럼프집 ‘마러라고’ 무슨 뜻?

스페인어 ‘Mar-a-Lago’, ‘호수로 가는 바다’ 뜻

트럼프, 1985년 매입…부동산 가치 519억원

지난 2022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 마러라고 조감도.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식을 앞두고 재계 거물부터 글로벌 최고 지도자까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로 몰려들고 있다.

대선이 마무리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미국 메타플랫폼스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 호화 리조트를 찾았다. 취임식까지 49일을 남긴 시점에서 마러라고는 제2 백악관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100년 역사 스페인풍 金장식 초호화…트럼프 2019년부터 실거주

 

지난 10월 29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

스페인어로 ‘Mar-a-Lago(Sea to lake)’는 ‘호수로 가는 바다’라는 의미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엔 100년에 달하는 장구한 역사가 있다. 이 리조트는 1927년께 시리얼 회사로 유명한 포스트의 상속녀였던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에 의해 완공됐다.

포스트는 사망하던 1973년 유언으로 마러라고 리조트를 연방정부에 기증했다. 이후 미 정부는 10년 가까이 해당 저택을 소유하다가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저택의 소유권을 포스트 재단에 다시 양도했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1985년 1000만달러에 이곳을 사들여 여러 차례 리모델링해 개인 별장 겸 회원제 리조트로 개발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마러라고를 주거지로 지정해 이곳에서 주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러라고 내부 모습 [로이터]

마러라고 리조트는 스페인 궁전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내부는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고급 석재, 16세기풍 미술품으로 채워졌다. 총 면적만 6만9000㎡(2만872평)에 달하는 마러라고 리조트는 총 58개의 침실과 33개의 욕실이 있다. 또 고급 레스토랑, 스파, 골프 코스, 수영장 등 다양한 레저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건축양식에 미 정부는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인정해 이곳을 ‘역사적 건축물 목록’에 등재한 바 있다.

마라라고 리조트의 가격은 참고할 만한 거래 사례가 아직 없어 정확히 추산되지 않고 있다. 다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지역의 감정사 사무실을 인용해 지난해 기준 마러라고 리조트의 감정가는 3700만달러(약 519억2900만원)로 2014년 1870만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파티부터 인선까지…저커버그·트뤼도도 트럼프 보러 달려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 전경 [AFP]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집권 2기 행정부의 정권 인수단을 해당 저택에 꾸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해외 지도자부터 거물급 기업인까지 마러라고 자택을 향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저커버그가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고 사안에 능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메타는 성명을 내고 “저커버그가 트럼프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됐고, 측근들과 교류했다”며 “미국의 기술혁신을 위해 중요한 순간이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수년간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재집권이 현실화하자 기존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커버그는 올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트럼프 당선인과 최소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관계회복에 나섰다. 지난 7월 트럼프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는 “트럼프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인사까지 건넸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저녁식사 자리를 갖던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자 트뢰도 캐나다 총리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발표 나흘만인 29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트럼프 당선인과 저녁 만찬을 포함해 약 3시간 동안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이번 만찬이 매우 따뜻하고 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만찬이 끝나자, 트럼프 당선인이 트뤼도 총리의 차로 같이 걸어가며 총리에게 “계속 연락하자. 언제든지 전화하라. 곧 이야기 나누자”고 말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관저 앞 바다에서 한 남성이 물고기를 잡고있다. [로이터]

한편 마러라고 리조트는 해외 수장이나 유명 인사들의 연회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추수감사절 파티에선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막내아들인 베런 트럼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한 테이블에 앉은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영상 속에선 트럼프의 선거 유세마다 틀었던 ‘와이엠시에이(YMCA)’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트럼프가 머스크의 등을 치자 머스크가 두 팔 치켜들며 곡을 따라 부르는 장면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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