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릭 로보틱스의 로봇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권제인 기자/eyre@] |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권제인 기자] 무명 예술가로 시간당 겨우 1400원을 벌던 예술가가 ‘대박’을 터트렸다. 그림 그리는 로봇을 만들고, 그 로봇이 만든 작품을 지난달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에 판매한 것이다. 로봇 스타트업 대표가 된 무명 예술가는 작품값을 두고 “고무적인 지표”라고 평가했다.
클로이 라이언 아크릴릭 로보틱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리인벤트(re:Invent)의 ‘미디어 패널: 혁신을 위한 구축’ 세션에서 자사의 로봇과 최근 판매 사례를 소개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에서 ‘미디어 패널: 혁신을 위한 구축’ 세션 모습. [권제인 기자/eyre@] |
아크릴릭 로보틱스의 로봇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AWS의 머신러닝(ML) 플랫폼 ‘세이지메이커’를 통해 작가별 화풍을 학습한 것이 특징이다. 아크릴릭 로보틱스는 자사만의 AI 알고리즘으로 그림을 붓질 단위로 변환해 맞춤형 화풍을 학습시키고, 예술가가 알고리즘을 다른 AI 도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하기 쉬운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로봇은 예술가의 지시에 따라 직접 붓에 물감을 바르고 캔버스에 칠해 작품을 완성한다.
라이언 CEO는 “14살 때 예술가로서 작품을 만들어 파는 게 굉장히 어려웠고, 한 작품을 400~500달러에 팔아도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고작 1~2달러 버는 수준이었다”며 “메카닉 로보틱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며 2학년 때 페인팅 로봇을 만들어야겠다고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를 활용해 로봇이 예술가의 작업 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고, 브러시에 압력을 얼마나 가하는지까지 고려해 디자인했다”며 “이를 통해 예술가는 더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만 달러 이상에 판매된 클레어 실버의 ‘트랜스플래닛(Transplanet)’. [아크릴릭 로보틱스 트위터] |
라이언 CEO는 클레어 실버가 아클릴릭 로보틱스의 로봇을 활용해 제작한 ‘트랜스플래닛(Transplanet)’가 NFT(대체불가능한토큰) 형태로 지난 11월 런던 경매에서 10만 달러 이상에 판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생성형 AI가 대중도 작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며 “아크릴릭 로보틱스가 예술가에게 수익을 높이는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마구잡이로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에게 구체적으로 동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품이 만들어진 뒤에는 작가 이름과 만들어진 방식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세션에는 아부 미르자 GE 헬스케어 수석 부사장, 제스 코론스 호주수영협회 총괄 매니저, 코넬 아마리에이 닷루멘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도 참석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례를 공유했다.
코론스 총괄 매니저는 “도쿄 올림픽에서 호주 국가대표 수영팀은 AI와 ML을 전반적인 시합에 활용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웠다”며 “그 결과 도쿄 올림픽에서 7개 메달을 획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