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유력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것과 관련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생존이 현재로서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거리 시위 확산이 윤 대통령의 ‘종말(demise)’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이 혼란을 악용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논평했다.
빅터 차 전(前)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이자 CSIS 한국 석좌는 이날 ‘한국의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제하의 긴급현안 관련 글에서 “지지율이 10%대에 불과한 윤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 등은 “계엄령 선포는 정치 불안을 막기 위한 윤 대통령의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계엄령을 뒤집기 위한 입법부의 신속한 동원, 지지율 10%대에 불과한 대통령에 대한 거리 시위 확산 가능성이 윤 대통령의 종말이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사태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 석좌는 “아직 북한에선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았지만, 선전 목적으로 이번 혼란을 악용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는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될 것이며 모든 정치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국 내 상황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앤디 김(민주·뉴저지)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이번 계엄령 선포 방식은 국민의 통치라는 근본적인 기반을 약화하고 국민이 안보와 안정을 누려야 할 시기에 한국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증가시켰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국회가 계엄 해제를 결의한 것은 긴장 완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이며 존중받아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에는 항상 도전이 발생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반드시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과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저지주에서 3선 하원의원을 지낸 김 의원은 지난달 5일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뉴저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