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무형유산 됐다

3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위 결정
23번째 등재…한지 제작도 도전


장독대(논산 명재고택)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 등을 만들어 먹는 우리의 장(醬) 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영문 명칭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장 담그기가 공동체 문화에 큰 역할을 한다고 봤다. 위원회는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한다”며 “공동의 행위를 통해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한다”고 평가했다.

메주. [국가유산청]


된장, 고추장, 간장 등. [국가유산청]


한국 음식의 맛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장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온 기본 양념이다. 삼국 시대부터 만들어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관리할 정도로 장을 중시했다.

발효나 숙성 방식, 용도에 따라 다양한 장이 있는데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이나 장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랐으나 보통 겨울이 시작되는 절기인 입동(立冬)을 전후해 메주를 만들었다. 정월~3월 무렵에 장을 담가 음식에 썼다.

장 담그는 모습. [국가유산청]


장 담그기 문화는 장이라는 음식 자체 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들고 관리·이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전하는 지식, 신념, 기술 등을 모두 아우른다.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권 안에서도 한국의 장은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장을 담글 때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중국, 일본과는 제조법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지난해에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 문화다.

장독대(논산 명재고택)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3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한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유산청은 신청서에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주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성별과 연령, 각기 다른 사회계층의 가족 구성원에 의해 수행된다”며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한다”고 적시했다.

한편 위원회의 등재 결정에 따라 한국은 총 23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가진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2022)까지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총 22건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6년에는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이 등재에 도전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