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조정은 시기상조
정치 불안 우려 vs 제한적 변동성 의견 공존
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이후 아침을 맞이한 가운데 자산운용업계는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긴장하고 있다. 환율상승과 외국인 투자자 이탈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비트코인 원화마켓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은 충격을 받았으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과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이 잇따르며 일시 안정을 되찾았다.
한국거래소 역시 해외에 상장된 한국물의 가격과 거래상황, 환율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날 증권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을 정상 운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내 공제회 CIO는 “당장 증시 반응보다 앞으로의 불확실성이 더욱 걱정이다”라며 “경제자체와 기업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져 환율 상승, 외국인 이탈이 우려된다”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예고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돼 있는 만큼 단기 가격 변동성은 피할 수 없어도 변화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정치적 난맥상을 푸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도 평가한다.
한 연기금 CIO는 “비상계엄은 해프닝으로 끝난 만큼 이번 일이 제대로 수습된다면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라며 “과거 국정농단 사태 때도 주식과 외환 시장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영 실적 등이 시장에 훨씬 중요한 요소”라고 전망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는 시장에서 예측 불가능했던 이슈인만큼 운용업계에서도 관망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움직임도 확인된다.
다른 연기금 CIO는 “당장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보다는 원달러 환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장 지수를 하회하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