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계엄령 선포 후 29분만에 33.4% 하락…최악의 ‘패닉셀’ [투자360]

계엄령 혼란 비트코인 흐름 살펴보니
계엄령 선포 후 30분 간 매도 속출
분당 매도 물량 430개 넘어
리플 -56.72% 이더리움 -38.17%
4일 오전 회복 흐름 “어느정도 정리된 장세”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가상자산 시장엔 ‘최악의 저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발동 후 30분간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이 속출한 탓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무려 33.4% 하락하면서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도 30% 넘는 급락을 보이며 투자자 피해도 속출했다.

4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3일 오후 10시 28분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종가 기준 개당 1억3255만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오후 10시 57분 8266만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29분 만에 하락폭 33.41%를 기록했다.

이 시간 분당 비트코인 매도 물량은 430개를 넘어섰다. 매도 물량이 속출한 3분 간(오후 10시55~57분) 내던져진 비트코인은 1230개에 육박했다. 투자자들은 겪어보지 못한 급락장에 패닉셀에 나선 것이다. 비트코인이 30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이정도로 변동성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업비트는 매도 물량 증가로 한동안 접속이 지연됐다.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하며 오후 11시 8분(1억3003만원) 개당 1억3000만원대를 회복했다. 40분 만에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겪은 셈이다.

정치적 불안에 따른 투자자 혼란도 극심했다. 서울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고 5800만원에 사둔 비트코인을 9000만원에 팔았다”며 “130% 넘게 수익을 올렸었는데 (계엄령 선포 전) 결과적으로 1200만원 손실을 봤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지금 제 옆에서 남편이 비트코인 눈물 머금고 손절 중입니다” , “전 개당 500만원 정도 손해 봤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등 급락장에 손실을 감수한 매도 사례가 공유됐다.

알트코인 장세도 동일했다. 시가총액 3위 리플은 업비트 기준 계엄령 선포 30분 뒤 저점을 찍고 56.72% 하락했다. 개당 3750원이던 리플은 1623원까지 떨어졌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계엄령 선포 28분 뒤 저점을 기록하며 -38.17%를 나타냈다.

김치프리미엄의 마이너스인 역김치프리미엄도 계엄령 선포 30분 뒤 32.4%까지 벌어졌다. 역김치프리미엄은 김치프리미엄의 반대말로, 가상자산의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가격이 그만큼 더 떨어진 셈이다.

국회가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한 이날 새벽 1시 3분 기준 가상자산은 회복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1억2999만원에 거래됐고. 리플은 3621원, 이더리움은 489만3000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계엄령 이전 수준과 유사한 가격대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오전 8시28분 기준 개당 1억3432만원, 이더리움은 508만4000원, 리플은 3552원에 거래되고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거래량이 워낙 큰데다 특히 비트코인은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진입이 됐는데 이슈가 발생하면서 다들 매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면서 단기간에 반영된 상황으로 어느정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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