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편의점’ 확장보다 실속 챙긴다

특수상권 입지 무인점포 4000곳
고객불편탓 일반점포比 매출저조
CU, 무인출입 ‘포켓CU’ 단일화 등
업계 “추가확장 없이 현수준 유지”


편의점업계가 특수상권을 중심으로 무인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렸지만 매출 부진에 추가확장에 머뭇거리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 직원이 제품을 진열하고 있는 모습 [연합]


4000여개. 현재 전국에 있는 무인·하이브리드 편의점 매장 수다. 편의점들이 특수상권을 중심으로 적은 비용에 24시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무인점포를 늘린 결과다. 하지만 일반 점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 탓에 추가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최근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포켓CU’에 무인 또는 하이브리드 점포 출입 서비스를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다. 기존 ‘Buy-self(바이-셀프)’ 앱에서 운영했던 서비스를 포켓CU 앱으로 통합 운영한 것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포켓CU 앱을 통해서도 점포 출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무인점포란 말 그대로 직원 없이 무인으로 운영하는 매장이다. 하이브리드 점포는 새벽 등 일부 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직원이 상주하는 매장이다.

편의점업체들은 지난 2019년부터 무인·하이브리드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전국에 매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공장이나 사옥, 기숙사 등 특수 입지를 중심으로 도입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문을 닫는 식으로 운영했던 것을, 셀프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전국에 무인·하이브리드 점포는 약 4000개에 달한다.

가장 많은 곳은 이마트24다. 전체 점포의 절반 수준인 2100여개의 무인·하이브리드 점포를 운영 중이다.

GS25는 지난해 기준 하이브리드 매장 734개점, 무인점포 82개점으로 두 번째로 많다.

CU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400여개와 600여개의 무인·하이브리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무인·하이브리드 점포 수는 이마트24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체 상태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말 2000여개에서 1년여 만에 100여개가 늘었다. 반면 GS25나 CU, 세븐일레븐 등은 2022년부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24도 전사적으로 무인·하이브리드 점포를 늘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타사와 달리 이마트24는 가맹점주가 24시간 운영과 미운영을 보다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무인·하이브리드에 힘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편의점 무인·하이브리드 매장은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인 운영이 필요한 특수 입지 매장들은 대체로 무인·하이브리드로 전환했고, 일반상권까지 확장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원이 상주하는 매장보다 무인·하이브리드 매장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일반 입지에 무인 시스템을 적용하면 고객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생기면서 매출이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도입은 쉽지 않다”며 “하이브리드 점포의 경우 자정부터 무인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면 그보다 이른 오후 10시나 11시부터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도 있다”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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