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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준비 의혹’을 괴담·선동이라고 비판했던 이들이 잇따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5일 ‘정말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지난 여름 민주당 의원들이 ‘계엄령 선포’ 주장을 했을 때 ‘괴담’이라고 비판했는데 괴담이 아닌 것으로 됐다, 그 의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란 얘기는 수없이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로 비정상적일 줄은 몰랐다”며 “많은 사람이 윤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간곡히 조언하고 고언했지만 돌아온 것은 정반대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한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자폭 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부터 윤 대통령의 자폭은 본격화됐다”며 윤 대통령의 ‘자폭’들이 누적돼 총선 참패와 ‘야당 폭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뒤 “총선 때 자폭이 이번 계엄 자폭을 부른 것이다. 자업자득이다”라고 꼬집었다.
유용원 국민의힘 국회의원(비례대표)도 5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비상계엄 선포 경과 및 병력동원 관련 현안질의에서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여당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등 일부 계엄령을 주장하신 의원들께 사과를 드린다. 제 판단이 틀렸다”라고 말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지난 4일 시사저널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제가 지금 김민석 의원하고 추미애 의원한테 사과를 해야 된다”라며 “(계엄 의혹 제기 당시) ‘괴담 퍼트리지 말라, 선동하지 말라’고 내가 얘기했다. 이게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이잖나. 그런데 결과적으로 딱 보니까 이 사람들이 제대로 냄새를 맡은 거다. 이제 실화가 돼 버렸다”라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SNS 시대에 영상을 다 찍고 있는 상황에서, 또 미국이 동의하겠으며, 언론은 누가 동의하겠냐, 그러니까 이게(계엄 의혹) 망상이다 했다”라며 “제가 그렇게까지 야당에 대해서 또 김민석 최고위원이 얘기한 것에 대해서 정중하게 사과를 드려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예견한 김민석 의원은 “본질적인 동기나 흐름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김건희 여사의 감옥행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윤 대통령의 최대의 동기로 작동했을 것”이라며 ‘2차 계엄’ 가능성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