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련주, 강보합 마감
파월 “美 경제 놀라울 정도로 좋아”
[UPI]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뉴욕증시가 기술주의 강세로 3대 주요지수 모두 신고가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전날 발생한 한국의 계엄 사태 이후 휘청인 금융시장을 관망하되, 뉴욕증시에서는 한국발(發) 공포가 진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8.51포인트(0.69%) 오른 4만5014.04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4만50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미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가 3분기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을 내고 향후 실적전망도 상향 조정하면서 이날 10.99% 급등, 다우지수의 4만5000선 돌파 마감을 견인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6.61포인트(0.61%) 상승한 6086.49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54.21포인트(1.30%) 튀어 오른 1만9735.12에 장을 마쳤다.
전날 3대 지수는 한국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놀라움과 경계감을 표하며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윤 대통령이 국회 요구에 따라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상승 전환하며 혼조 마감한 바 있다.
[로이터] |
이날도 시장은 ‘계엄 사태 이후 한국 금융시장’을 주시했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한국 증시·외환 시장 현황 및 정국 움직임 등을 전하며 “한국발 공포가 사라지면서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기업들의 주가 변화도 소개했다. 이날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 ETF(EWY)는 1% 미만 반등했다.
뉴욕증시에서 하락했던 한국 관련주는 이날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5.44% 올랐고 포스코홀딩스(ADR)는 0.69% 상승, 강보합 마감했다. 반면 KT는 2.66% 내렸고, KB금융과 쿠팡은 각각 0.56%, 0.21% 떨어졌다. 그러나 쿠팡이 전날 3.74% 급락했던 것에 비하면 안정세를 찾은 기록이다.
이날 뉴욕증시 상승을 견인한 건 기술주였다. 반도체기업 마블 테크널러지는 ‘깜짝 실적’과 실적전망 상향에 이날 23.19% 급등했다.
래퍼텐글러인베스트먼트의 낸시 텐글러 최고경영자는 “사람들은 기술주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업종별 실적을 보면 그렇지 않다”며 “주가는 7월 이후로 다른 업종에 뒤처졌으나 그렇다고 재가속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7곳의 거대 기술기업(M7)도 모두 강세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는 3.48% 상승했고 아마존도 2.21% 뛰었다. 테슬라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도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특히 애플도 아마존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용한다는 소식에 아마존은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은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맞춤형 인공지능(AI) 칩 ‘트레이니엄2’를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훈련에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경기 전망 낙관론이 강화된 것도 위험선호 심리를 키우며 증시 강세에 힘을 가세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놀라운 정도로 좋은 모습”이라고 평가하면서 미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높였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우리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와 같은 기관적 관계, 가장 중요하게는 재무부와 가졌던 것과 같은 일반적인 유형의 관계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11월 말까지 약 한 달간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약간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신규 고용지표는 전날 나온 지표와 엇갈린 흐름을 보이며 노동시장 전망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1월 민간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5만명)를 밑도는 결과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합동브리핑에서 참석한 장관들과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영주(왼쪽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연합] |
한편, 간밤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소동의 충격파로 4일 국내 금융시장은 종일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6.10포인트(1.44%) 하락한 2464.0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97% 떨어진 2450.76으로 출발한 뒤 다소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이 4090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를 기록했다.
현재 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외환·금융당국 수장들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머리를 맞대고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