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韓 민주주의 강화에 공개 목소리 낼 것…민주적 해결 확신”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에서 열린 ‘아스펜안보포럼’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아스펜연구소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 국무부 커트 캠벨 부장관은 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만에 해제한 것에 대해 “심한 오판(badly misjudged)”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 백악관은 비상계엄 정국과 관련 “한국 민주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통’으로 알려진 캠벨 부장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의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아스펜연구소가 주최한 ‘아스펜전략포럼(ASF)’에 참석해 한국의 계엄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예측할 수 없고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캠벨은 “윤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계엄법의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이 한국에서 깊고 부정적인 반향을 일으킨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간 한국은 도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한미동맹이 절대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벨은 또 “한국 정치가 양극화가 심하고 분열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변명하려는 건 아니지만 탄핵에 관한 많은 움직임, 영부인에 대한 의문 등 대통령을 향한 어떤 압박이 있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관련 한국측에서 사전 연락이 없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캠벨은 “우리와 함께 일하는 외교장관, 경제부총리,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전개되는 상황에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 동안 이번 상황을 지켜봤고 한국의 담당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한국이 이런 조치를 관리하고 명확하고 단호하게 반대하는 회복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면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강도와 깊이에 대해 매우 안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래디 언론 브리핑룸에서 열린 일일 언론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같은날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향후 한국의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의 국방산업 기반을 주제로 연설한 뒤 참석자로부터 한국 계엄 사태에 대해 질문받자 “한국의 민주주의는 견고하고 회복력이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한국의 대화 상대방과 사적으로 소통하며 그 중요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미국 정부가 계엄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뒤에 나왔다. 이는 유사한 상황이 향후 재발할 경우 미국 정부도 계속 반대 내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계엄령에 대해 한국 정부와 사전에) 상의를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TV를 통해 발표를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계엄 선포가 “우리의 깊은 우려를 야기했다”며 “대통령이 국회의 헌법 절차에 따라 계엄령을 해제했고, 지금 일어난 일에 대응한 일련의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한국의 민주제도가 적절히 작동하는 것이며, 미국을 포함한 모든 곳에 경종을 울린 다소 극적인 발표(계엄령) 이후에도 이러한 절차가 작동하는 것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참석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