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년 더 싼 실손보험 나온다…보험료 산출 작업 착수

금융당국 ‘실손보험료 산출 TF’ 가동
자기부담금 높고 한도 낮춘 ‘4.5세대’
1만원대 4세대 실손보다 저렴할 듯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내년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개편한 ‘4.5세대 실손보험’이 나온다. 자기부담금을 높이고 보장한도를 낮추는 대신, 1만원대 4세대 실손보험보다 저렴하게 출시될 전망이다.

5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실손보험료 산출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본격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TF에는 주요 생명, 손해보험사와 보험개발원, 양 보험협회 등이 참여한다. 4세대 실손보험에서 개정하는 형태인 만큼 4.5세대로 명칭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편되는 실손보험에 따른 보험료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단계”라며 “개편안에 따라 요율도 다르게 책정되니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효과를 분석해 보험료 인하 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비급여 관리를 강화한 4세대 실손보험이 3년 만에 손해율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 따른 조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1~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모두 100%가 넘는다. 2021년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4세대 실손보험은 올해 1분기 손해율이 134.5%로 작년 1분기(117.8%) 대비 16.7%포인트 급등했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데 100%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만큼 적자를 본다. 보험사들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험료를 높이면 선량한 가입자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지난달부터 적용된 보험료차등제로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비급여 과잉진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세대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개편되는 새 실손보험 상품은 대략 윤곽이 잡힌 상태다. 과잉 의료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급여 항목의 이용 횟수와 보장한도가 종전보다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의료 남용 방지와 실손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비급여 보장 범위와 수준을 합리화한다는 것인데, 지난 8월 발표된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급여와 비급여의 자기부담금에 차등을 둬, 급여는 병원 급별로 차등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요율 조정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조정하는 등의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는 실손보험 신상품 출시 후 5년까지 보험료를 동결해야 한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새 실손보험이 출시되면 표준약관 개정 작업이 필요한데, 통상 40일 정도 예고기간이 소요된다.

업계에서는 비급여의 직접적인 가격 관리와 규제 없이 실손보험의 상품 구조 변경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실손보험에서 의미 있는 개혁이 이뤄지려면 비급여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라면서 “복지부와 협의해 실손 제도 개선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은 올해 12월 안에 실손보험 개선안 등이 담긴 2차 개혁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비급여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실손계약 재매입 TF’도 병행하고 있다. 실손보험 재매입은 인센티브를 활용해 옛 실손(1·2세대) 가입자들이 새 실손(4세대)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1·2세대 실손 가입자가 4세대 실손으로 옮겨탈 경우 기존 계약 해지 후 받게 되는 환급금에 추가금을 얹어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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