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딜라이브도 중재 요청…‘송출수수료’ 파장 어디까지?

CJ온스타일·케이블 3사 이어 대가검증협의체 요청
막판 협상 중…작년엔 송출중단 앞두고 극적 타결
TV 시청자수 감소에 송출수수료 갈등 악화 불가피


롯데홈쇼핑 방송 화면. [롯데홈쇼핑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롯데홈쇼핑과 케이블TV 딜라이브도 협의에 난항을 겪다 결국 정부에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CJ온스타일은 송출 수수료 갈등을 빚은 케이블TV 3사에 방송을 송출하지 않고 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케이블TV를 비롯해 위성,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는 대신 지급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롯데홈쇼핑과 딜라이브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롯데홈쇼핑과 딜라이브는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에 앞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주 정도 협상 상황을 지켜본 뒤 대가검증협의체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에도 딜라이브 강남과 송출수수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송출 중단 직전까지 갔지만, 시한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번에도 대가검증협의체 구성 전에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가검증협의체는 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협상이 지연될 경우 양측을 중재하는 협의체다.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협의체는 사업자 간 자율 협상을 전제로 송출수수료 산정 시 고려했던 요소들이 적정했는지, 가이드라인 위반 사항이 없는지 등을 따진다.

협의체가 구성되면 최장 90일 안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 협의체가 개시된 뒤에도 양측이 합의하면 협의체 운영이 자동으로 종료된다. 지난해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도 대가검증협의체가 구성된 뒤 합의하면서 협의체가 자동으로 종료됐다.

CJ온스타일 방송 화면. [CJ온스타일 제공]


업계는 송출수수료에 대한 해묵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앞서 송출수수료 갈등을 빚은 CJ온스타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속 등도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2일 대가검증협의체가 개시됐지만, ‘송출 중단’을 강행했다. 이는 업계 첫 사례다. 다만 송출 중단과 별개로 협의체 운영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는 것이 CJ온스타일 측의 입장이다.

홈쇼핑사들은 TV시청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유료방송사업자들은 과도한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2023년 홈쇼핑 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7290억원으로 전년(2조8998억원)보다 5.9%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3조1462억원)보다는 13.3% 줄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도 49.1%로 2022년(49.4%)에 이어 2년 연속 50%선을 밑돌았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의 71%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19년 49.3%, 2022년 54.2%, 2021년 60%, 2022년 65.7%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 시청자 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홈쇼핑사와 유료방성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앞으로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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