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앞 천년숲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안동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열 번째 동상이 세워졌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이 경북도청 앞 천년숲 광장에서 열렸다. 박정희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각계 인사와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진행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 동상은 8.2m 높이였다. 동상 앞면 하단에는 ‘오천년 가난을 물리친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 뒷면 하단에는 그의 생전 어록이 새겨졌다. 동상 뒤에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 사진 등을 소개하는 배경석 12개가 갖춰졌다.
추진위는 동상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쳐 전국의 국민과 해외동포 등 2만여 명으로부터 20억원 가량의 성금을 모아 동상을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막식 한 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화환이 놓여졌다. 전날 벌어진 비상계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이날 제막식에는 윤 대통령의 축사가 예정돼 있었고 이를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5·16 군사정변을 일으키며 계엄을 선포한 것을 시작으로 1964년 한일협정에 반대하는 6·3항쟁, 1972년 10월 유신, 1979년 부마민주항쟁에 잇달아 비상계엄을 선포한 바 있다.
5일 오전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앞 천년숲에서 참석자들이 박정희 대통령 동상 제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
한편 이날 제막식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과 시민단체 등은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제를 살렸다는 말은 억지 위인 만들기”라며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의 짓밟힌 권리 위에 세워진 것이며 농민들의 피눈물 없이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형기 추진위 단장은 동상 건립과 관련해 “박정희 정신으로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자유민주 통일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박정희 동상을 포함해 경북에만 청도·경주·포항·구미 등에 8개의 박정희 동상이 설치돼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0월 영남대가 개교 77주년을 맞아 동문으로부터 4억원의 제작 비용을 기부받아 박정희 동상을 세웠다. 전국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수는 이날 천년숲에 세워진 것까지 모두 10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