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개발 ‘분양가 눈치작전’ 치열

인근단지 계약률따라 분양가 고심
조합원 “더 받아야 한다” 목소리


“옆단지가 고분양가 논란 있어서…”

사업 추진 15년만에 철거를 마무리한 경기도 안양시 상록지구 재개발 사업장은 최근 적정 분양가 산정을 앞두고 고심중이다. 지난달 1순위 청약 접수 결과가 발표된 사업장 인근 단지 ‘아크로베스티뉴’와 ‘평촌자이 퍼스니티’의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으면서, 일부 조합원이 상록지구 재개발 분양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상록지구 재개발 단지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일원의 약 7만㎡ 규모 사업지에 총 171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올해 1월 사업시행계획인가가 났고, 내년 4월 착공 예정이다. 인근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사업장으로, 교통 요건도 용이한 편이다. 지하철 1호선 명학역과 도보 5분거리여서 서울로 출퇴근이 어렵지 않다. 인근에 대규모 신축 단지가 들어서고 일반 분양이 632가구로 절반 이상인 것도 장점이다.

상록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내년 3~4월 정도로 분양시기를 보고 있고, 3월에 분양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이 예상하는 분양가는 전용면적 3.3㎡ 당 평균 3100만~3200만원 선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은 최근 분양한 안양시 대단지와 같은 4000만원대 분양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평촌자이 퍼스니티나 아크로베스티뉴는 같은 안양시 내에서도 동안구에 있어 만안구보다 입지조건이 좋고, 상대적으로 고급 자재를 사용하는 점에서 400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산정됐다”면서 “조합원 입장에서는 (분양가를) 더 올려받고 싶은 마음이 큰데 시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랑 연계된 부분도 있어 일방적으로 분양 가격을 올리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확한 분양가 산정의 변수는 ‘이웃’ 평촌자이 퍼스니티와 아크로베스티뉴의 계약률이 될 전망이다. 상록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은 “조합원의 이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적정 계약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분양가를 산정할 것”이라며 “앞서 분양한 인근 두 단지의 계약률은 50%~55%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해당 조합은 한 주간의 정비사업추진 사항을 조합원들에게 알리는 소식지에서 마지막 남은 건축물인 경기부동산의 철거 소식과 함께 착공 준비를 위한 기타 부지 정비 소식 등을 전했다. 조합은 소식지에서 최근 1순위 청약 결과가 나온 두 정비사업 단지의 경쟁률을 공개하며, 이를 분석해 적정 분양가를 추후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에 반영할 것을 예고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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