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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3월 개당 1억원에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는데요. 7000만원대까지 떨어질 때까지도 ‘왜 내가 사면 떨어지나’ 눈물을 삼켰습니다. 기다린 끝에 낙이 온다고 비트코인 1억4000만원 시대가 열리니 세상이 달리 보이네요.” (온라인 커뮤니티)
가상자산 원화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5일 사상 처음으로 1억4000만원을 넘어섰다. 해외 기준 10만달러 돌파와 흐름을 같이 한 상승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날 오후 4시 현재 1비트코인 가격은 1억4349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3.41% 올랐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11월 5일만 해도 9600만원대로 1억원을 밑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튿날 미국 대선을 변곡점으로 상승 곡선이 가팔라졌다.
간만에 도래한 ‘불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가상자산 산업 육성 공약에 관한 기대 영향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후보의 극적인 당선 이후 미 행정부, 의회, 규제 기관 간에 공조가 가능한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 실질적인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이날 상승세는 비트코인의 주류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과 맞물린 측면도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전날 “비트코인은 가상이고 디지털이지만, 금과 같다”며 “달러가 아닌 금의 경쟁자”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유의미한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산 동결이 가능한 달러보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앞서 대선 유세 도중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인식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호재성 발언 덕분에 전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고, 비트코인 수요 증가에 가격도 상승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1비트코인 가격이 8826만6000원까지 일시적으로 폭락하면서 이례적인 ‘역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났지만, 현재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업비트 거래 가격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보다 100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거래대금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1조1천95억원 수준이다.
지난 2일 7180억원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3일 2조3465억원으로 크게 뛰었다가 전날 9489억원으로 진정된 뒤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도 온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업비트에서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은 개당 540만원을 넘었다. 지난 5월 28일 장중 545만원을 기록한 이후 6개월여 만의 최고가다.
리플,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도 거래 규모 면에서 비트코인을 앞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추가 상승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내년 상반기 중 최고 15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격 하방 압력보다 상방 압력이 큰 구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