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친 상황에 주디스 버틀러가 한국에 있다”…비상계엄 경험 후 그가 한 말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주디스 버틀러가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정국 혼란을 지켜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X]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주디스 버틀러가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정국 혼란을 지켜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UC버클리대 비교문학과 석좌교수인 버틀러는 지난 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민주주의와 인문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4일 경희대 중앙도서관에서 강연하기 위해서였다. 강연 날은 마침 3일 밤 계엄령이 발표된 다음날이기도 했다.

강연에 참석한 이들의 전언에 따르면 버틀러는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하며 “민중은 때로 자신들을 통치하는 법보다 선행하는 존재이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또 계엄령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의 정부를 향해 쿠데타를 일으키는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주디스 버틀러가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정국 혼란을 지켜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X 갈무리]


이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용자들은 “주디스 버틀러가 민주주의와 인문학의 위기를 주제로 강연차 한국에 와 있었다니 타이밍 어메이징하다”, “주디스 버틀러가 한국의 중요한 순간에 참여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다”, “주디스 버틀러가 지금 코리아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상황에 대한 아이러니를 극대화시키네요. 현실이 정말 소설보다 더하다”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주디스 버틀러가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정국 혼란을 지켜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X 갈무리]


경향일보에 4일 실린 손희정 문학평론가의 칼럼에 따르면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하자 버틀러는 “계엄 무력화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승리 아니냐”라고 답했다고 한다.

버틀러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이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해 한밤에 선포된 계엄령을 157분 만에 무력화시키는 것을 보며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버틀러는 페미니즘 이론의 고전이자 퀴어이론의 지평을 열은 ‘젠더 트러블’의 저자다. 젠더 이론의 개척가이지만 정치철학과 윤리학에 있어서도 중요한 작업을 해 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저서로는 ‘권력의 정신적 삶’, ‘젠더 허물기’, ‘인민이란 무엇인가’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 ,‘우연성 헤게모니 보편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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