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럭비’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이 예능 프로그램까지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강럭비’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국군 체육부대 선수가 계엄 여파로 제작발표회에 불참했다.

5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강럭비:죽거나 승리하거나’(이하 ‘최강럭비’) 제작발표회의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박경림은 “참석이 예정된 국군 체육부대 선수가 불참한다”며 “어제 현 상황과 관련해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해서 불참한다고 연락이 왔다. 양해를 당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강 럭비’는 럭비 선수들이 온 몸을 던져 승리를 향해가는 과정을 그린 스포츠 서바이벌 예능이다. ‘피지컬:100’과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의 영광을 이을 넷플릭스의 새 야심작으로 ‘최강야구’, ‘강철부대’를 내놓은 장시원 PD의 신작이다.

프로그램엔 나관영(한국전력공사), 정연식(현대글로비스), 오지명(포스코이앤씨), 이용운(OK 읏맨 럭비단), 김원주(고려대학교), 서우현(연세대학교) 선수를 비롯해 국군 체육부대의 최호영 선수가 출연, 뜨거운 승부를 벌인다. 하지만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비상 계엄 선포와 해지 여파의 혼란스러운 정국 상황이 행사 참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출을 맡은 장시원 PD는 “‘최강야구’ 시즌1이 끝나고 우연히 삿포로에 여행가 설원을 보게 됐다. 이 설원에 핏빛이 있으면 어떨까. 이 설원에서 대전투가 벌어져 하얀색과 핏빛이 겹치면 강렬할 것 같았다”며 “숙소에 돌아와 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했는데 럭비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와 처음으로 럭비를 봤는데,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본 경기에서 선수 5명이 실려나갔다. 이들에겐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우승 상금도 없는데 럭비라는 세계에 있는 사람은 왜 이렇게 모든 걸 던져서 하나 싶었다. 오늘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하는 모습에 끌렸다”고 프로그램의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최강럭비’는 단 1개의 리그에 4개의 실업팀과 10개의 대학팀, 100명 내외의 선수만이 등록된 ‘럭비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전쟁을 담는다.

선수 전원이 국가대표 출신인 명실상부 한국 럭비 최강팀 한국전력공사부터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2연패를 달성한 현대글로비스, 파워 럭비의 표본인 포스코이앤씨, 럭비계 돌풍을 일으킨 다크호스 OK 읏맨 럭비단, 수사불패 불사조 정신의 국군체육부대, 대학리그 최상위 포식자 고려대학교와 80년 전통의 럭비 강호 연세대학교까지 7개 팀이 대결을 벌인다.

중계를 맡은 정용검 아나운서는 “‘최강야구’는 예능의 탈을 쓴 스포츠 영화라면, ‘최강럭비’는 예능의 탈을 쓴 스포츠 다큐라고 느꼈다”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싶었다. 대회를 보면서 연습하는 걸 못 느꼈는데, 실제로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생각하며 중계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럭비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나관영 선수는 “넷플릭스로 럭비를 알릴 수 있어 기쁘고, 한국 럭비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될 것 같아서 책임감도 느낀다. 이렇게 간절한 시합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연식 선수는 “최강 야구를 자주 봤는데, 럭비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 그 바람이 이뤄진 만큼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말했다. 또 이용운 선수는 “넷플릭스에서 ‘최강럭비’를 제작한다고 할때 믿기지 않더라. 럭비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고 했다.

서로를 제압하고 부딪히며 ‘전진’해야만 이길 수 있는 스포츠인 럭비는 지금껏 봐온 그 어떤 스포츠 예능보다 날 것이다. 장시원 PD는 “럭비라는 스포츠가 우리 삶과 닿아있는 것 같았다. 거구가 달려들면 두려울 텐데 정면승부를 해야한다. 아니면 지는 스포츠다”라며 “계속 전진해야 하는 스포츠가 주는 감동과 감격이 있었고,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