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아시아나 2조 회수안 관심
아시아나 1.8조 상환 계획은 미정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4년 만에 합병 완주를 앞두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HMM과 KDB생명 등 구조조정 매물 처분이 좌초된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로 성과를 만들지 주목되고 있다. 양사 통합의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으며 산은도 본격적으로 2조원 넘는 공적자금 회수 방법을 모색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에 8000억원 납입할 예정이다. 이는 대한항공이 2020년 11월 아시아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추진했던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의 잔금이다. 계약금과 선수금 7000억원은 일찌감치 아시아나에 지급한 상태다. 그동안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함심사가 장기화되며 총 14번의 기한을 연장한 끝에 거래 종결에 다가섰다.
그동안 당국의 경쟁제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했으며 아시아나는 화물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 유상증자 주금 납입이 이뤄지고 내년 초 신주가 상장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지분 63.9%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시장의 관심은 산은의 구조조정 성과로 쏠리고 있다. 이번 딜은 아시아나의 유동성 위기에서 시작돼 산은의 공적자금이 상당 부분 투입돼 있다. 올 9월 말 기준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아시아나 지원금은 각각 1조3000억원, 5000억원으로 총 1조8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아시아나의 8180억원 채무에 대해서도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 대상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경우 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만큼 산은의 자금을 일부 갚을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산은과 아시아나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에 대해서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대한항공에 흘려보낸 공적 자금도 회수해야 한다. 아시아나 구조조정을 위해 대한항공과 합병을 고안하면서 대한항공 측에도 800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 지배주주인 한진칼 보통주 5000억원어치를 인수하고 한진칼이 소유 중인 대한항공 보통주를 취득할 권리가 보장된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사들였다.
산은의 대한항공 측 지원금 회수 방법은 복잡할 수 있다. 현재 소유 중인 한진칼 지분 약 10.6%는 조원태 회장 측 경영권 지분 20%에 이은 2대주주다. 소수지분이지만 주가와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처리법은 간단하지 않다는 평가다. 산은 관계자는 “한진칼 지원금에 대한 회수 방법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심아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