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장녀, 성장지원 담당 겸직
SK그룹이 ‘기술·현장·글로벌’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높아진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함과 동시에 기술·현장 중심 인력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임원 승진자를 줄여 전반적인 슬림화를 추진하면서도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 규모는 확대했다.
SK는 5일 단행한 인사에서 안정에 중점을 뒀다고 6일 밝혔다. 올해 들어 연중 수시 인사를 단행한 만큼 정기 인사에서는 신규 대표이사(CEO) 선임을 최소화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는 총 2명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에는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SK하이닉스에서는 안현 N-S 커미티(Committee)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과 환경,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전면 배치했다. 올해 새로 선임된 신규 임원 75명 중 3분의 2는 사업, 연구개발(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한 인물들이다.
각 계열사들도 본원적 경쟁력 강화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등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필석 CTO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은 신창호 SK㈜ PM 부문장을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한다. 신창호 총괄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SK그룹의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는 대관 총괄에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혁신 성과를 다른 계열사에 이식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SK온은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승호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하며 소재 부품 국산화를 이끈 바 있다.
사업 구조 최적화 즉 리밸런싱에 맞춰 신규 임원 승진 규모는 최소화횄다. 신규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82명)보다 7명 줄었다. 2022년 신규 임원 승진 규모(164명)와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그룹 계열사의 AI·디지털 전환(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Global)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태스크포스(TF)를 확대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된다.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SK㈜에 신설된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성장 지원은 SK㈜가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최윤정 본부장은 바이오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에서 투자할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