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는 눈물’…어피니티, 롯데렌탈 시가 2배 쳐줬다[투자360]

경영권 지분 56%만 인수 예정
2021년 8월 상장 첫날부터 한 번도 공모가 못 지킨 롯데렌탈
호텔롯데·부산호텔만 7만원대 지분 현금화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바이아웃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수가로 시가에 2배 넘는 가격을 매겼다. 롯데렌탈은 2021년 8월 코스피 입성 이후 한 번도 공모가를 지키지 못한 점은 눈길을 끈다. 지배주주인 호텔롯데 등에 지분 현금화 기회가 제공되는 사이 소액주주는 소외되는 실정이다.

6일 롯데렌탈의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는 보유 지분 56.2%를 어피니티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을 1조5729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가는 1주당 7만7115원으로 책정됐다. 이날 롯데렌탈 종가가 3만3350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당 131%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호텔롯데와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소액주주에 동등하게 지분 처분 기회를 제공하진 않았다. 롯데렌탈은 2021년 8월 상장 이후 줄곧 주가 부침을 겪는 점을 감안하면 비지배주주는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렌탈은 기업공개(IPO) 이후 지분 약 28%가 소액주주에 분산돼 있다. 4년 전 코스피 입성 당시 공모가는 5만9000원이었다. 시가는 공모가 대비 43%가량 낮아진 상태다.

롯데렌탈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4년여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 줄곧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공모 당시 유입된 기관과 개인 주주들은 한 차례도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없었다는 얘기다.

호텔롯데와 어피니티 양측 모두 경영권 프리미엄 등 거래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롯데렌탈 이후 상장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소액주주 권리 보호 목소리가 재차 높아질지도 관심거리다. 이미 정부는 그 일환으로 2022년부터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수자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전체 지분 ‘50%+1주’ 중 인수 지분을 제외한 잔여분을 공개매수로 인수할 것을 골자로 한다. 일반주주에게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 수준에서 엑시트 기회를 제공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야당에서는 인수자가 지분 100% 전량을 의무공개매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최근 사모펀드가 주도한 상장사 바이아웃 가운데 일반주주에게도 지분 처분 기회가 제공된 딜로는 UCK·MBK파트너스의 오스템임플란트,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의 비즈니스온 등이 꼽힌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국내에서 1997년 도입된 적 있으나 이듬해 외환위기를 맞으며 기업 구조조정 지연 우려로 폐지됐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는 해당 제도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은 민사소송을 통해 일반주주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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