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2라운드, 날아가는 ‘노선’ 잡아라” LCC 등 항공업계 각축전 시작 [비즈360]

중·단거리에 장자제·오사카·삿포로·세부도 포함

22개 국제선, 14개 국내선 ‘새 주인 찾기’

대한·아시아나항공 5개 계열 합산점유율로

업체간 치열한 영업전 예상…LCC 새판짜기 가속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체크인이 안내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항공업계 빅2(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서 시작된 항공산업의 지각변동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앞서 20일로 예고됐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 시점이 오는 11일로 당겨지면서다. 특히 여러나라 규제당국이 빅2의 합병 조건으로 내건 ‘노선 반납’으로 새 주들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나올 5개 회사(빅2,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노선은 국제선 22개와 국내선 14개에 달한다.

좌석점유율이 높은 ▷서울~장자제 ▷서울~오사카·삿포로 ▷서울~푸켓 ▷부산~세부·다낭 등도 포함돼 있다. 이른바 항공업계에서는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노선이 포함된 숫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에서는 ▷국제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총 22개 중 14개 노선, 또 다른 나라 규제당국에서도 추가로 중복 노선들에서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중 미주는 에어프레미아, 유럽은 티웨이노선에 노선에 대한 이관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또한 일부 노선은 국내외 규제당국과의 관계 상 운수권 재배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신주인수가 마무리되는 11일에 맞춰 인수합병을 최종승인하고, 3개월 이내에 이행감독위원회를 열어 기존 승인조건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여러 규제당국의 조건부 승인이 함께 얽혀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에 노선 재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항공업계는 노선 재조정이 국내 LCC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빅2 소속 5개사의 독과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LCC를 대상으로 해당 노선을 재배분하게될 경우 빅2 소속 5개사가 가지고 있던 노선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내려가게 된다. 중국 노선을 예로 들었을 때 현재는 79%인 5개사의 점유율은 조정 이후에는 53.6%로 25.4%p 떨어진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앞서 기존 항공사가 운항할 경우에는 110만~160만원 수준으로 형성되던 일부 노선의 운임은 LCC가 운항하게 될 경우 60만~70만원까지 크게 떨어져서, 항공 소비자 입장에서도 우리 LCC의 노선 분배가 이득일 수 있다”면서 “LCC가 노선을 가져가게 될 경우 항공시장의 건전화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위쪽부터 시계 방향), 에어부산, 에어서울 항공기. [각사 제공]

실제 빅2 소속 LCC(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통합을 통해 거대 LCC가 탄생할 경우 1~3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현재는 1위 제주항공의 항공기 보유대수가 41대인데, 연합 LCC는 산술적으로 58대까지 상승한다. 기존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진다. 사실상 중·단거리 노선의 사업자 수가 늘어나 포화상태인 현시점에서, 앞서 빅2의 합병 지연으로 신규사업 추진에 제약을 느껴왔던 나머지 업체들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사항이다.

빅2 소속을 제외하고 현재 운항하고 있는 LCC는 총 5곳(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이다. 여기에 과거 플라이강원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파라타항공이 최근 김포공항 인근에 사무실을 냈고, 사천공항 등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운항하던 하이에어도 다시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LCC가 사업확장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데 빅2 소속 5개사가 내놓는 노선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LCC 업계에서는 빅2 5개사가 내놓는 노선을 점령하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LCC 업체들은 빠른 시일내에 빅2의 노선이 재배분되길 요구하는 입장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빅2의 합병 조건부 승인 당시 시정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강조한만큼 빠른 시일내에 독과점 방지를 위한 조치가 시행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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