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회 ‘南 계엄령’ 소식 확산…“국회 반대로 해제 충격”

“대통령 거부할 수 있다니 南 동경심 커져”
“여기는 계엄령 없어도 걸핏하면 공개총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국회의 탄핵소추안 추진으로 대한민국이 탄핵정국으로 휩쓸린 가운데 북한 내부에도 12·3 비상계엄 사태 소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주민들이 주로 중국을 오가는 화교나 무역일꾼들로부터 관련 소식을 전해 듣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남한의 계엄령 소식이 퍼지고 있다”며 “남한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가 몇 시간 뒤에 해제했다는 내용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그동안 당에서 선전한 대로 남한 사회가 계엄령을 선포할 정도로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하지만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령이 국회의 반대로 해제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주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원수님의 한마디가 법 위에 존재하는 여기서는 (원수님에게) 반기를 든 모든 사람이 아마 총살형이나 무기형에 처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계엄령 소식을 듣고 남한에 대한 동경심이 한층 높아진 분위기”라면서 “남한 사회가 여러 의견으로 나뉘어도 대통령의 뜻을 거부할 수 있고, 대통령은 한번 선포한 계엄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덧붙였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무역간부들과 화교로부터 남한의 계엄령 소식이 퍼지고 있다”며 “하지만 여기는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아도 항상 계엄상태라고 말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여기는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았지만 저녁 8시 이후에는 지역 간 이동이 차단되고 세 명이상 모이면 안 되며 생계가 어려워도 당과 국가에 대한 사소한 불만도 입 밖에 내면 마구 처벌하는 살벌한 상황”이라면서 “걸핏하면 공개투쟁모임을 열고 미성년이든, 일반인이든, 간부든 관계없이 공개총살을 자행하는 상황이 계엄상태가 아니면 뭐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남한의) 계엄령은 우리를 추종하는 세력을 척결하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면서 “말 한마디 함부로 못하면서 김정은을 친근한 어버이로 불러야 하는 독재사회를 맹신하는 이들이 있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매체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까지 ‘괴뢰한국의 서울대학교 교수들 윤석열 괴뢰 퇴진을 요구’, ‘괴뢰한국에서 윤석열 괴뢰 퇴진을 요구하는 범국민항의행동 전개’, ‘괴뢰한국에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범국민항의행동 일제히 전개, 수십만 명의 군중이 참가’ 등의 보도를 쏟아내며 대남 비난 공세를 펼쳤다.

북한의 침묵을 두고 북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게 되자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입장을 정리 중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는 대로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를 자신의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소재로 삼으면서 남남갈등 유도 등 대남 비난 공세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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