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뛰는 환율에…식품·면세업계 한숨 나날이 커져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이틀째 이어진 5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사거리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김희량 기자] 비상계엄 선언 이후 정국이 격랑에 휩쓸리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최근 비상계엄 정국으로 급변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정국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가운데 대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은 크리스마스 등 모임이 많아 매출이 높은 시즌인데, 최근 급변하는 상황에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급상승하며 1429.2원으로 장중 최고치를 찍은 뒤 142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높아지면 식품업계와 면세점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기업은 원자재 수입에 의존한다”며 “환율 불확실성이 커지면 식품 기업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K-푸드(음식) 열풍으로 호실적을 이어온 식품업계로서는 이번 사태에 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농식품 수출액은 90억5000만달러(약 12조6935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화 약세(고환율)는 면세업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면세점은 특성상 달러를 기준으로 면세품을 판매한다.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된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면세품이 백화점 할인 상품보다 비싸지는 현상도 종종 발생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가뜩이나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환율마저 출렁이면서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며 “요새 상황을 보면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건가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