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몸살 앓는 원화…환율 야간 종가 1420원대 또 돌파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원/달러 환율 야간 거래 종가가 3거래일 만에 1420원대를 재돌파했다. 비상 계엄이 끝난 이후에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면서 원화 가치가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이날 새벽 2시 기준)는 전거래일(5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415.1원) 대비 7.9원 오른 1423.0원를 기록했다. 비상 계엄 사태가 외환시장을 강타한 지난 3일 야간 거래 종가(4일 새벽 2시 기준, 1425.0원) 이후 불과 3거래일 만에 1420원대를 재돌파했다.

이날 환율은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상승한 1416.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10시 35분께부터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고 10시 53분께 1429.2원까지 올랐다. 1430원 턱 밑까지 치솟은 것이다. 다만 이후 당국 개입 추정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은 1420원대 수준으로 일부 안정됐다.

결국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4.1원 오른 1419.2원을 기록했다. 1420원대를 아슬아슬하게 방어했으나, 야간 거래 종가에선 그러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2차 계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정치 불안이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계엄 예상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자극 받았고, 이 때문에 주식과 코스피가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정국 불안정 이슈가 단발성이 아닐 수 있겠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 심리가 많이 취약해진 것 같다”며 “대외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이슈로 강달러 환경인데, 국내 수출과 경기도 안 좋은 상황이라 1450원선 터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도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1440원까지 갔다”며 “탄핵 정국 속에선 그 정도는 열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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