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7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극우 유튜브의 세계에 갇혀버린 것”이라고 직격했다.
진 교수는 이날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에 “이 때 이미 이상했는데, 그 망상의 규모가 이 정도일 거라곤 상상을 못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가 언급한 ‘이 때’란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19일 국무회의에서 “반국가세력이 곳곳에 암약하고 있다”고 발언한 때다.
당시 윤 대통령은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그리고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 교수는 “‘세계’란 머릿속에 입력되는 데이터의 총체”라며 “오직 그 세계 속에서만 맘이 편했을 테니 계속 그리로 도피하게 되고, 그럴 수록 현실과 민심으로부터 고립되고 그 외로움에 더욱 더 유튜브 극우 망상에 몰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그것(극우 유튜브 망상에 몰입하는 악순환)의 처참한 종말”이라며 “마약과 같다”고 촌평했다.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 암약하고 있다’고 발언했을 때에도 “현실을 떠나 가신들 데리고 극우 환타지의 세계로 집단 이주한 듯하다”며 “심히 우려스러운 상태”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태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라며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친 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이다.